[단독]대출금리 상승, 준거금리 탓?..1년간 가산금리가 더 올랐다

국종환 기자,서상혁 기자 2021. 11. 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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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준거금리 0.36%p 오를때 가산금리 최대 0.49%p 상승
"금융위, 단기통계로 가산금리 영향 축소..책임있게 대응해야"
서울시내 은행 창구를 찾은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서상혁 기자 = 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준거금리 탓에 대출금리가 올랐다던 금융당국의 해명과는 달리, 은행에서 결정하는 가산금리가 대출금리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는 은행채 1년물, 코픽스와 같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준거금리와 금융회사가 비용과 차주의 신용등급 등을 감안해 결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다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부여하는 우대금리를 빼서 산출한다.

지난 18일 금융당국은 준거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른 올해 6월 이후 4개월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통계를 이용해 준거금리가 평균 0.34%포인트(p) 오를 때 가산금리는 평균 0.09%p 올라 가산금리가 대출금리 상승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시장논리에 따라 결정된 금리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으로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급등했다는 불만 여론이 거세지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해명이자 입장이었다.

그러나 21일 <뉴스1>이 대출금리가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5대 은행의 신용대출금리(은행연합회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산금리 상승폭이 평균 0.39%p(우대금리 0.04%p 축소 포함)로 준거금리 상승폭인 평균 0.36%p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즉, 대출금리 상승에 가산금리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서민금융 상품을 포함하면 준거금리가 0.36%p 오를 때 가산금리는 0.49%p(우대금리 0.07%p 축소 포함) 상승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으로 지난해 말부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차주들의 부담이 커졌음에도 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준거금리 인상 영향이 극대화된 올해 6월 이후 통계를 사용한 것에 대해 현상을 왜곡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차주들의 부담 경감과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 지적을 해소할 수 있는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모습.© 뉴스1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용대출금리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바닥을 찍고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9월까지 1년만에 1.26%p(2.89%→4.15%) 상승했다. 이 기간 5대 은행은 가산금리를 2.66%에서 3.01%로 0.35%p 올렸고, 우대금리는 1.06%에서 1.02%로 0.04%p 낮췄다. 둘을 합치면 가산금리를 0.39%p 인상한 것과 같다. 같은 기간 준거금리는 0.78%에서 1.14%로 0.36%p 올라 결과적으로 가산금리가 더 많이 상승했다. 서민금융 상품까지 포함하면 가산금리는 0.49%p(우대금리 0.07%p 축소 포함) 올라 격차가 더 크다.

지난해 9월부터 금감원이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관리현황을 제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은행들은 앞다퉈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어 금융위가 11월13일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자 가산금리는 더 상승했다. 올해도 4월29일 '가계부채 관리방안', 10월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이 잇따라 나오면서 은행들의 대출 문턱 높이기는 지속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가산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통계대로 올해 6월부터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미 지난 1년 전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대출 만기가 도래해 연장하는 차주들을 중심으로 금리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6월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언 등으로 상대적으로 준거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때"라며 "당국이 제시한 통계는 가산금리와 준거금리 추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끊이질 않자 금감원은 결국 지난 19일 은행권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는 8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영업 현장에서 각 은행의 대출 금리 산정이 모범규준에 따라 충실하게 이뤄지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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