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슈아이 사태, 여자 테니스의 생존과 국제 문제로 비화

김홍주 2021. 11. 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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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슈아이 문제가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여자 테니스를 총괄하는 WTA와 ATP, ITF 등 세계 테니스를 움직이는 3대 기관이 모두 성명을 내고 "펭슈아이의 안전 확보와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펭슈아이의 안전에 우려를 표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짐 뱅크스 미 하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에 압력을 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펭슈아이의 안전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중국과는 어떠한 대화도 중단하길 바란다. 펭슈아이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중국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보이코트도 검토하는 의견을 중국에 경고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백악관의 공보관도 "그녀의 거처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독립적인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적인 외교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네바의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도 "성폭행 신고에 대한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제는 펭슈아이의 개인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여자 테니스의 존폐 문제로까지 비화되었다.

WTA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재원 확보와 대회 일정 등 모든 면에서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화를 외치던 여자 테니스에서 중국 시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WTA 파이널스는 2030년까지의 장기 계약을 맺고 중국 선전에서 총상금 1400만달러로 개최되었다. 2019년 우승했던 바티는 단 5경기만 치르고 442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그해 US오픈의 우승상금 385만달러보다 더 많은 액수였다.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9년에 WTA 투어는 파이널스까지 포함하여 연간 59개 대회를 치렀는데 그중 중국에서만 9개 대회를 치렀다. 이는 미국의 8개 보다 많은 최다 대회 개최였다.

올해 WTA 파이널스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렸지만 내년부터는 중국 선전에서 열릴 계획이다. 또한 2022 시즌에는 중국에서 여자 투어대회만 10개가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내의 모든 대회가 지금까지 취소되고 이번에 펭슈아이 사태까지 발생하며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WTA는 펭슈아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사이먼 회장은 "이 문제가 철저하게 규명되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여자 테니스계로서는 중국 시장이 수억달러를 보장해주는 빅 마켓이지만 사이먼 회장은 "이것은 비즈니스 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며 단 한 걸음도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노박 조코비치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에서의 대회를 취소하겠다는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여자 테니스에 힘을 쏟기 시작한 계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문이다. 당시 중국이 메달 획득을 위해 전략적으로 택한 종목이 여자 복식이었다. 가장 층이 얕으면서도 단기간에 강화가 가능한 종목으로 여긴 것이다. 2001년부터 7년 프로젝트를 가동한 결과 중국은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복식 강화 정책은 단식에서도 효과를 드러내 리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우승(롤랑가로스)을 하기에 이르렀다.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과 리나의 등장으로 중국에서 여자 테니스의 붐이 일어났다. 그 당시 투어의 메인 스폰서가 없던 WTA는 재정난에 시달리다가 거대한 중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WTA는 미국 플로리다에 본부를, 영국 런던에 유럽본부를 두고 있었는데 이때 중국 베이징에 아시아 태평양 본부를 설치하였다.

한편 펭슈아이는 지난 2일 웨이보에 장가오리 전 부총리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의 글을 남겼다가 삭제한 이후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중국의 국영방송과 중국테니스협회는 펭슈아이의 성폭행 고발이 사실이 아니고, 펭슈아이는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모습이나 육성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이먼 회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펭슈아이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은 무엇보다 펭슈아이의 안전이 중요한 시기이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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