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처한 인간 돕는 게 어떻게 죄가 되나" 리처드 기어 포효

김광태 2021. 11. 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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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유명배우 리처드 기어(72)가 난민 지원활동을 하게 된 사연을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기어는 "이 정치인들을 모르고 만나본 적도 없지만, 이들이 구조선에 한번 가보는 데 시간을 썼는지, 인간적인 경험을 해봤는지,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처지인 그 난민들을 이해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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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난민과 함께 있는 리처드 기어(왼쪽 두 번째). 로이터 연합뉴스

할리우드 유명배우 리처드 기어(72)가 난민 지원활동을 하게 된 사연을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기어는 '난민 수호자' 된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인도적 활동를 가로막는 인간제도에 대해 '부끄럽다'고 했다.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에 맞서 법정에 서는 리처드 기어는 "신실한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도움이 필요한 난민들을 도와주는 게 범죄라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기어는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이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 입항하지 못하고 인근 해상에 3주간 떠 있는 사태가 벌어지자 배를 구해 식음료를 전달한 적 있다. 이탈리아 당국이 입항을 불허한 탓이다. 당시 기어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한 친구에게서 곤궁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불법이 됐다는 말을 듣고 기어는 "농담하지 말라"며 당국의 조치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당시 탑승자는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어야 했다. 입항을 불허한 결정을 주도한 내무장관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지난 4월 납치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9월 15일 첫 공판이 열렸다. 당시 구조선에 난민을 돕는 자원봉사자 일원으로 타고 있던 기어는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기어는 난민들에게 음식과 물을 전달하려 했으나 이탈리아 당국이 해당 구조선으로 접근을 차단했으며, 배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한 현지 주민이 유명 배우인 기어를 알아보고 배를 제공했지만, 그마저도 배가 소형이어서 식량을 잔뜩 실은 후 그 위에 인원이 앉아서 이동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배에 오른 기어는 굶주린 난민을 보고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도 동료 인간이자 굶주리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입은 우리의 형제·자매를 포용하지 못하는 데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내 관심은 큰 고통을 받는 그 난민들"라이면서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내 본능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심이 대부분 사람보다 조금 더 깊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판이 정치적 재판이라고 비판해온 살비니는 스스로 기어의 증인 출석 사실을 공개하며 재판이 '쇼'로 변질됐다고 비꼬았다.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도 기어를 '이목을 좇는 배우'라고 비판했다. 이에 기어는 "이 정치인들을 모르고 만나본 적도 없지만, 이들이 구조선에 한번 가보는 데 시간을 썼는지, 인간적인 경험을 해봤는지,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처지인 그 난민들을 이해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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