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리 꿈꾸던 영국 남성, 바람 의심한 여친에게 황산테러 당해

오경묵 기자 2021. 11. 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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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법원, 20대 여성에 징역 14년 선고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다며 의심해 황산 테러를 저지른 에스더 아프리파(오른쪽)과 피해자 켈빈 포고. /미러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다고 착각, 그가 자는 사이 황산을 붓는 범행을 저질렀다. 영국 법원은 “악랄한 짓”이라고 비판하며 중형을 선고했다.

19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미러 등에 따르면 해로우 크라운 법원은 에스더 아프리파(28)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아프리파는 지난 2019년 12월 남자친구였던 켈빈 포고(29)에게 황산을 부어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프리파는 2019년 12월 인터넷에서 황산 1리터를 구매해 런던 북부 웸블리에 있는 자택의 침실 머리맡에 숨겼다. 같은달 22일 오전 3시 30분쯤, 아프리파는 포고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상반신에 황산을 들이부었다.

포고는 사건 직후 아프리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황산을 뿌린 범인이 아프리파라고는 상상도 못해서다. 아프리파는 긴급전화인 ‘999′에 전화하는 척했고, 포고가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막았다. 병원으로 가기 위해 부른 택시를 취소하기도 했다.

포고가 소파에 누워있는 동안 아프리파는 재차 황산을 부었다. 포고는 비명을 지르며 아파트에서 뛰어나갔고, 지나가는 행인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포고는 눈, 머리, 얼굴, 상체 등에 영구적 손상을 입었다.

아프리파는 사건 직후 근처 골목길을 배회하다 경찰에게 체포됐다. 아프리파는 포고에게 황산이 든 물을 마시게 하려고 했다가, 그가 수돗물을 불신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획을 수정했다.

포고는 “매일 일어나면 아프리파가 나를 공격했던 날과 같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나를 해치는 것일까봐 두렵다”며 “그녀가 나에게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포고는 “오스카상을 타는 것이 목표였다. 스파이크 리같은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시력에 문제가 생겨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는 것이 어렵지만, 꿈을 꼭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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