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세금 뜯으려 혈안"..비트코인 좋은 시절 다 가나 [코인노트]

임형준 2021. 11.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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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가상화폐 시장이 주목한 장면들]

역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시세가 이번주 들어 10% 이상 급락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6만9000달러에 다가서면서 7만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던 가격은 금세 6만달러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이번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상화폐 과세 법안 서명과 비트코인 주요 기능 업그레이드 등 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일들이 일어났다.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방향과 가상화폐 기술의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바이든, 코인 과세 인프라 법안 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지난 1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방안이 포함된 1조달러(약 1180조원) 규모의 인프라스트럭처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는 가상화폐를 금융 자산으로 인정하고 가상화폐 거래 시 세금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에 따르면 가상화폐 업계는 대부분 과세 대상이 된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채굴업자, 가상화폐 관련 디앱(Dapp) 개발자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투자자도 연간 1만달러(약 1180만원) 이상 가상화폐를 거래하면 국세청에 거래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1만달러를 넘기는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거래자의 개인 정보를 금융 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6050I' 조항이 인프라 법안에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유예 기간을 거쳐 2024년 발효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즉각 우려를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다.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지키기 어렵고, 가상화폐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6050I 조항은 마치 재앙과도 같다"면서 "건전한 가상화폐 거래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안 중 일부 세부 사항은 이후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반발에 따라 미국 의회에서 과세 조항을 일부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인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신시아 루미스, 론 와이든 등 일부 미국 상원의원은 인프라 법안의 가상화폐 과세 조항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들은 개인 개발자 등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수정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4년 만에 주요 업그레이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중개인이 필요 없는 '스마트 계약'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탭루트(Taproot)' 업데이트가 지난 15일 완료됐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례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자들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4년 만에 진행됐다.

개선된 기능은 비트코인이 거래될 때마다 남는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과 관련이 있는데, 기존에 쓰이던 서명에 '슈노어 서명'을 추가함으로써 거래 판독을 어렵게 만들었다. CNBC는 이러한 변화가 여러 거래를 서로 구별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에 "더 높은 프라이버시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채굴 엔지니어인 브랜던 아버내기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좀 더 잘 숨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선된 서명 방식은 블록체인에서 중개인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거래를 의미하는 '스마트 계약'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계약의 비용과 함께 블록체인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등 스마트 계약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에 적극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계약에 이더리움을 주로 쓰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내가 비트코인 창시자" 美 재판에 이목 집중

정부의 움직임이나 가상화폐 기술 발전과는 무관하지만 한 인물의 정체 때문에 큰 관심을 모은 이야기도 있었다. 바로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와 관련된 미국의 한 재판 소식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 중인 이 소송의 4일 차 증언은 지난 16일 공개됐다.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크레이그 라이트에게 그의 동업자였던 데이비드 클라이먼의 유족이 제기한 이 재판은 비트코인 110만개(약 78조8000억) 이상의 공동 소유권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2013년 사망한 클라이먼의 유족은 클라이먼이 라이트와 비트코인을 공동 개발했고 11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함께 채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둘 모두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토시 나카모토 소유의 비트코인 110만여 개 중 절반은 사망한 클라이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라이트는 자신이 비트코인을 혼자 창시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나 혼자 비트코인 백서를 썼다"며 "클라이먼은 정리만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증언에서 클라이먼 유족은 동업의 증거로 협업을 위한 앱인 '슬랙' 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내세웠다. 라이트는 "(이메일은) 클라이먼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의 역할을 과장해서 쓴 것"이라며 "동업 증거 메일과 자료는 해커에 의해 위·변조됐고 이익관계자에 의해 조작됐다"고 반박했다.

라이트나 클라이먼이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구체적 증거는 공개된 바 없다.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9쪽 분량 백서로 시작됐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 말부터 자취를 감췄다. 이후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러 차례 등장했으나 결정적 증거를 제시한 이는 없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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