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MZ세대 첫인사 "MBTI 뭐예요?"

박성기 2021. 11. 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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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행으로 그칠 줄 알았던 'MBTI 열풍'이 어느덧 MZ세대가 누리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처음 만난 사람에게 MBTI를 물어보는 것은 이름을 물어보는 것만큼 일상적인 '국룰'이 되었다.

성격유형 검사인 MBTI는 실제로 심리학에서 활용되는 자기 보고식 검사 방법의 하나로,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다.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의 8가지 경향을 조합해 총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한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MBTI'를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10월의 경우 사상 최대인 93만 건을 기록했고, 이번 달에는 약 10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별 검색 비율을 분석해보면, 20대가 40%로 가장 많고 10대와 30대도 각각 23%, 22%를 차지해, MZ세대를 중심으로 MBTI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전했다.

MBTI가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는 MBTI 유형별 행동과 반응의 차이를 다루는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 플랫폼 안에서 MBTI가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고 기존 유튜버들도 너도나도 MBTI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MBTI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구독자 18만 명을 보유한 채널 '에익쿠'는 MBTI 콘텐츠를 다루는 대표적 채널이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INFP(인프피)들의 피곤한 인생 모음'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시작해 4개월만인 지난 8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48개 영상에 대한 누적 조회 수는 2천만 회, 영상당 평균 조회 수는 35만 회로 구독자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에익쿠는 MBTI 유형별 특징이 드러나는 자체 제작 캐릭터들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자기 소개하기, 단체 사진 찍기, 방과 후 분식집 가기 등 설정된 상황 속에서 MBTI 유형별로 각 캐릭터의 감정과 행동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식이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선생님과 아침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2분 1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영상('MBTI 16유형 아침인사 (MBTI 만화)')은 270만 회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올리며 특히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직장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던 채널 'OTR'은 지난해 5월부터 MTBI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이후 선보이는 영상마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채널에서는 각 MBTI 유형별로 실제 사람이 등장해 사랑과 이별,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으며 큰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채널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MBTI별 진짜 화났을 때 모습', 'MBTI별 첫눈에 반했을 때 하는 행동', 'MBTI별 의심스러운 상자를 열어보라고 했을 때' 등으로, 모두 1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코미디 채널인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에서 '유미의 MBTI들' 시리즈를 선보여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BTI 유형별 특징에 맞춰 분장과 의상, 행동과 말투를 모두 다르게 연기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유형별 반응을 코믹하게 풀어내, 게재하는 영상마다 적게는 20만 회부터 많게는 100만 회까지 높은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영상들 아래에는 "내가 INTP인데 너무 공감 간다", "너무 완벽하게 재현했다", "미친 디테일이네" 등 시청자들이 남긴 공감과 감탄의 댓글이 다수 달려있다.

이 외에도 'MBTI 일상툰', '월요일 좋아! 디자인팀', 'MBTI는 사이언스', '밍밍이의 일상', '냥고 mbti' 등의 채널이 각자 개성 넘치는 MBTI 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한 주제에 대해 깊게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 '과몰입' 콘텐츠 중 하나로 MBTI가 떠오르면서 최근 SNS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온라인상의 다른 과몰입 콘텐츠들과 달리 MBTI는 오프라인에서도 소소한 대화거리로 확고히 자리 잡은 만큼, MBTI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들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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