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클릭 구매' 가속.. 車업계 'e마케팅' 박차 [뉴스 인사이드 - 자동차도 '온라인 구매' 시대]

조병욱 2021. 11.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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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선 이미 대세
벤츠 '온라인 샵' 열고 신차 판매 본격 시작
BMW, 매달 한정판 차량 판매 '완판 행진'
볼보, 2025년까지 판매량 50% 소화 계획
국내업체 노조 반발이 관건
쇼핑몰·이벤트성에서 탈피.. 확산 추세
현대 캐스퍼 대박.. 기아 EV6 온·오프 병행
"일감 감소" 노조 반발.. 넘어야할 산 많아
자동차 구매에도 ‘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서 처음 시작된 온라인 판매가 중고차를 넘어 국산차까지 확대 중이다. 자동차 구매를 위해 매장을 찾는 일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산차도 동참한 온라인 판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9월 고객직접판매(D2C) 방식을 처음 도입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는 예약 첫날 1만9000대가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됐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온라인 구매에 동참하며 관심을 모은 이 차는 현대차의 첫 국내 온라인 판매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실시해 왔지만 국내에서는 노조 등의 반대로 이를 도입하지 못했다. 그러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생산 방식으로 차를 생산하면서 어렵사리 노조의 동의를 얻어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는 확산 추세다. 르노삼성차는 ‘이커머스 온라인 스페셜 픽’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할인에다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의 차량과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반응이 뜨겁다. 르노삼성차 영업마케팅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 매장방문 등을 꺼려하는 고객을 위해 비대면 마케팅을 활용한 고객 접점 방안을 마련했다”며 “업계의 이커머스 비즈니스 발전과 고객 편의를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지난 8월 전기차 볼트EUV의 사전계약을 실시하면서 계약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당시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냉장고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내걸었고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 판매는 2017년 르노삼성차가 전 차종의 견적부터 청약금을 결제하는 ‘e-쇼룸’을 선보이며 본격화됐다. 차량 트림, 가격, 색상 등을 알아보고 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차량 전체 금액 결제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폴크스바겐도 ‘디젤 게이트’로 철수한 이후 2년 만인 2018년 국내 시장에 복귀하면서 신형 파사트를 카카오톡을 통해 예약받은 결과 1분 만에 1000대가 완판됐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온라인 차량 판매는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

이후 쇼핑몰을 통한 판매 형태도 나타났다. 쌍용차는 2019년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신형 올 뉴 코란도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사전계약과 별도로 진행된 본 판매였다. 그동안 소형 전기차나 장기 렌터카 등을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완성차의 신차를 판매하는 것은 쌍용차가 처음이었다.
◆수입차 업계 온라인 판매가 대세

온라인 판매는 수입차 업계에서 주류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가격 협상 없이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표준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딜러사를 보유하지 않아 미국에서 소송까지 치렀지만 승소함에 따라 온라인 직접 판매를 고유 판매방식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수입차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공식 온라인 판매채널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열고 신차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벤츠는 11개 공식 딜러사가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중개시장 형태로, 전달 문을 연 인증 중고차 온라인 판매와 병행해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 시대를 예고했다. 내년부터는 서비스 상품도 온라인으로 판매해 종합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상국 벤츠 코리아 세일즈 부문 총괄(부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편리한 구매 환경을 통해 고객에게 항상 최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벤츠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수입차들도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BMW는 이미 온라인 판매가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매달 한정판 차량을 온라인에만 판매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적은 수량이지만 출시와 동시에 수분 만에 완판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볼보는 2025년까지 신차 구매와 전 세계 판매량의 50%를 온라인으로 소화한다는 목표다. 볼보의 관계사인 전기차 회사 폴스타는 국내에서 100% 온라인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뉴시스
◆노조 반대 넘어야 할 산…소비자 이익은

온라인 판매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은 적지만 노조의 반대와 기존 판매망에 대한 고민은 넘어야 할 과제다. 2016년 재규어는 중형세단 ‘XE‘ 차량의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다가 딜러사의 반발로 불발된 바 있다.

올해 기아가 내놓은 첫 순수 전기차 EV6는 사전예약만 온라인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인해 오프라인과 병행했다.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도 판매 노조의 반발로 인해 온라인 판매를 확정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현재도 현대차 노조 측의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온라인 판매로 전환 시 영업사원의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온라인 판매로 넘어가는 추세다. 소비자들도 원하지만 현재는 판매 노조의 반발로 빠르게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영업 사원의 직무 전환 등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중고차도 ‘인증제’서 온라인 판매 전환

중고차 시장의 유행이 ‘인증 중고차’에서 ‘온라인 판매’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19일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이다. 이 가운데 현재 온라인 판매 비중은 2% 수준이다. 이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1%에서 2025년 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실제 업계의 통계를 살펴봐도 이 같은 변화는 감지된다. 중고차 기업 케이카의 자료를 보면 상반기 전체 거래량 중 비대면 온라인 구매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43.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8.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1월 39.2%였던 온라인 구매 비중은 6월 45.7%까지 급증했다. 특히 이를 주도한 고객층은 MZ세대(1980∼2000년대생)로 나타났다. 다만 50∼70대의 비중도 20.6%로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늘었다.

비대면 판매를 내세우고 있는 중고차 업체 오토플러스의 리본카 서비스도 고객의 비대면 재구매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본카에 따르면 구매 이후 6개월이 지난 고객 271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9%가 비대면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들의 차량 품질 만족도도 98.5%에 달했다.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불신을 받았던 중고차 시장이 인증 중고차를 통해 품질면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며 “품질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판매가 이제는 업계의 주류 판매 방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인증 중고차는 판매 업체가 해당 차량을 점검한 결과를 고객에게 공개하고 일정기간 보증과 환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브랜드에서 중고차를 수리해 일정기간 보증을 제공하며 다시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추세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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