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가 없었죠" 단장도 이 투수에게 흐뭇, 야구 팬들 기억하세요

2021. 11.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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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치가 없었죠."

SSG 류선규 단장은 "올 시즌 인상 깊게 본 선수를 한~두 명 꼽아주세요"라는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추신수, 최정 등 간판들은 해줘야 할 몫을 해낸 것이고, 의외의 이름이 튀어나오길 기대했다.

'3할 유격수' 박성한 얘기를 꺼내자 마음 속에 있는 얘기를 꺼냈다. 류 단장은 "성한이도 잘했죠. 그런데 시즌 들어가기 전에 어느 정도 기대치는 있었다. 장지훈 같은 경우 시즌 전에 기대치가 없었죠"라고 했다.

장지훈에겐 어쩌면 불행한 2021시즌이다. 초고교급 고졸신인 두 명(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이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국가대표팀까지 선발돼 도쿄올림픽에 나섰다. 롯데 셋업맨 최준용은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이의리 레이스'에 제동을 걸었다. 투표는 일찌감치 끝났고, 최준용의 신인왕 등극을 점치는 시선도 많다.

그에 비하면 장지훈은 고생한 것에 비해 너무 티 나지 않았다. 올 시즌 60경기서 2승5패10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92였다. 80⅓이닝을 소화하며 SSG 불펜의 마당쇠 노릇을 했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도, 경기 막판 타이트한 상황서도 불려나갔다.


류 단장은 장지훈 얘기가 나오자 웃으며 "정말 잘해줬어요"라고 했다. 최민준, 오원석 등 영건들 이름이 줄줄이 나왔지만, 장지훈의 공로를 인정하는 뉘앙스였다. 동의대 2학년까지 내야수였다. 2학년 때 시즌 중반까지 타율이 0할이라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투수 해봐라"는 말을 듣고 마운드에 올랐던 게 결과적으로 인생역전의 출발점이었다.

대학 시절 정대현, SSG 입단 후 조웅천 등 레전드 사이드암 코치를 만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배우고 업그레이드 하는 행운도 있었다. 물론 본인의 노력도 뒷받침됐다. 2군에서 뛰다 1군 추격조로, 1군 추격조로 뛰다 필승계투조까지 신분이 상승했다. 임시 마무리로 세이브까지 따냈다.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상황서 반전드라마를 썼다.

많이 던진 듯하지만, 3경기 연속투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장지훈도 지난 18일 마무리훈련 직후 "전혀 힘들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해도 올해 내가 좀 열심히 한 것 같다"라고 했다.

가성비 갑이었다. 연봉 3000만원에 확실하게 본전을 뽑았다. "내년에 연봉 많이 오르겠네요"라는 기자의 말에 장지훈은 말 없이 웃었다. 류 단장도 흐뭇해 한 이 투수.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은 물 건너갔지만, 그래도 야구 팬들이 한번쯤 기억해도 좋은 투수다.

[장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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