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등급컷 불안"..'수능 끝 첫 주말' 대학가 논술인파 북적

김진 기자,신윤하 기자 2021. 11. 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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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경희대 등 대학별고사 진행..코로나에도 가족들 응원
'조마조마' 방역도 철저..내일 서강대·가톨릭대 등도 진행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이 논술전형을 치르러 가는 학생과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신윤하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첫 주말인 20일 주요대학의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논술·면접 등)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높은 난이도의 '불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그 가족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마음을 안고 이른 시간부터 시험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캠퍼스는 이미 인파로 가득했다. 학교 직원들과 경찰은 인근 교통 통제를 하느라 바빴다. 입실 완료 시점까지 1시간이나 남았지만 수험생들은 다들 바쁘게 걸음을 재촉했다.

정문이 가까워오자 "긴장하지 말라" "사랑한다" "파이팅" 등 가족·지인들의 응원 소리도 커졌다. 정문 인근에서는 성균관 유생 옷을 입은 재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성균관 유생으로 만나자"는 격려를 건넸다.

시험을 보러 부산에서 올라온 김지은양(18)은 "잘 할 거라고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며 "성대 논술은 (합격선인) 등급컷이 높아서 조금 걱정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방역을 잘 할 거라고 믿지만 여분의 마스크를 3개 챙겨 왔다"며 "내일도 논술 시험을 보고, 다음주에도 논술을 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수능이 끝나서) 놀고 싶긴 하지만 논술 전형을 마칠 때까지는 놀지 않을 예정"이라며 "공부도 공부지만 괜히 감염돼서 시험에 영향을 주면 어떡하나"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온 재수생 김란양(19)은 "이번 수능의 (점수별) 등급컷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애매하긴 한데도 왔다"며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논술은 처음인데 이번에 4곳에서 치른다"며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학교 정문에는 시험 방역을 위해 '학부모 및 동반자, 일반인의 학내 출입을 금한다'는 알림판이 세워졌다. 가족으로 보이는 20여명은 초조한 모습으로 캠퍼스 내부를 바라보며 정문 앞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였다. 굳은 얼굴로 눈물을 훔치는 학부모도 있었다.

전날 대구에서 KTX를 타고 올라왔다는 박수진씨(46)는 정문 앞까지 자녀를 배웅한 뒤 "준비도 잘 못한 것 같고, 바로 수능을 치고 논술까지 치니 떨리고 긴장이 많이 된다"며 "수능 등급 확정컷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도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서 재수생 아들과 함께 온 감미숙씨(56)는 "재수이다보니 하나하나가 너무 간절해서 수능 치러 보내는 데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2년 동안 코로나인데도 지장없이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여동생을 배웅한 고광필씨(22)는 "잘 되든, 안 되든 솔직히 상관 없으니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잘 쳤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공식 입실 완료 시각인 오전 8시30분이 지나자 지각생이 하나 둘 등장했다. 10여명의 지각생들은 학교 측에서 미리 준비해 둔 승합차를 타고 고사장으로 이동했다. 한 학생은 퀵 오토바이를 타고 정문을 빠른 속도로 통과했다. 고사장은 시험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까지 입실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대는 21일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혜화교차로에서 캠퍼스 내부로 향하는 도로의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에도 교통 경찰이 혜화교차로에서 캠퍼스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 차량을 통제했다.

20일 오전 2022년도 논술시험 전형이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캠퍼스 인근 도로에 교통혼잡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 뉴스1 신윤하 기자

성대와 같은 시각 논술 전형이 치러지는 동대문구 휘경동 경희대 앞도 이른 오전부터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회기역 앞 교차로부터 경희대 캠퍼스까지 이어지는 긴 골목을 따라 차량들이 정체됐고, 일부는 차에서 내려 정문까지 뛰어가기도 했다.

반수생인 김모군(19)은 정문 앞에서 기출문제가 프린트된 종이를 보며 입실 전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김군은 "영문과에 진학했는데 잘 맞지 않는 거 같아서 경희대 철학과를 지망했다"며 "경희대 논술 기출 중 철학을 인용한 게 많았는데, 마침 관련 서적을 읽고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응용영어통번역학과에 지원했다는 김모양(18)은 "수능이 많이 어려운 편이었기 때문에 논술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준비했을텐데 아쉽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캠퍼스 가장 앞쪽에 마련된 '청운관' 고사장 앞에서는 학생들의 자가문진표 작성과 QR코드 인증, 손소독이 바쁘게 이뤄졌다. 방역지침에 따라 별도의 학부모 대기실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 앞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30여명이 옷깃을 여민 채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대치동에서 온 학부모 공모씨(48)는 "딸이 의상학과 시험을 치러 들어갔는데 1시간40분정도 본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으려 한다"며 "(논술 전형은) 수능 최저 등급에 맞추면 되는데 '불수능'이어서 완전 멘붕이 왔다"고 말했다.

경희대 역시 입실 완료 시간을 넘기고 도착한 학생들이 시험 시작 직전까지 입실했다. 캠퍼스가 넓은 만큼 멀리 있는 고사장에 도착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까운 건물에 마련된 '예비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라는 안내가 이뤄졌다.

2022학년도 주요대학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는 전날 숭실대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성균관대, 경희대 외에도 건국대, 숙명여대, 단국대, 서울여대, 서강대(자연계열) 등에서 논술전형이 치러졌다. 21일에는 서강대(인문계열), 동국대, 경희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가톨릭대 등이 논술전형을 실시한다.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앞 골목이 논술전형을 치르러 가는 학생과 가족들도 붐비고 있다. © 뉴스1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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