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듀란트, 득점머신 명성 회복할까

칼럼니스트 2021. 11. 20. 0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네츠의 주포 케빈 듀란트(33·208cm)는 현시대를 넘어 역대 NBA 최고의 득점머신 중 한명으로 불린다. LA 레이커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형 포인트가드 매직 존슨(206cm)이 그랬듯 사기적인 사이즈를 앞세워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신장은 물론 윙스팬(225cm) 역시 압도적이며 빼어난 운동능력에 슈터급 슈팅능력을 자랑한다. ’빅맨의 사이즈를 갖춘 스윙맨‘이라는 평가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플레이에 화려함이 좀 부족하고 이리저리 팀을 많이 옮겨 다닌 것을 비롯 SNS 등을 통해 종종 찌질한(?) 모습을 드러내며 실력에 비해 인기나 히어로적인 모습이 다소 부족하다는 혹평도 있지만 특급 스코어러로서의 능력만큼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후천적인 노력으로 쌓아 올린 기량이 합쳐진 위협적인 화력의 소유자다.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지 득점왕을 노릴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답게 20일 현재 16경기에서 28.6득점, 4.9어시스트, 7.9리바운드로 소속팀 브루클린의 동부 컨퍼런스 선두싸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판 커리, 밀워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 등과 더불어 팽팽한 MVP 싸움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벌써부터 엎치락뒤치락 중인 커리와의 득점왕 경쟁 레이스는 르브론 제임스가 연이은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핫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같은 팀에서 우승을 합작하기도한 커리와 듀란트는 득점 및 팀 순위경쟁을 벌이며 시즌 내내 불타오를 가능성도 크다.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방송 NBC는 올 시즌 NBA 파워랭킹을 업데이트하면서 최고의 팀으로 골든스테이트를 꼽고 첫 4주 동안 MVP로는 듀란트를 선정했다. 커리 입장에서는 더욱 분발할 이유가 생겼고 듀란트 역시 팀 성적을 더 끌어올려야 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몇 시즌간 뉴페이스에 밀리는 듯 싶었던 둘이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제대로 충돌하고 있다.


돌파와 빼어난 슈팅 능력을 고루 겸비한 전천후 공격수는 누구라도 막기 힘들다. 듀란트가 딱 그런 존재다. 붙으면 돌파하고 떨어지면 고감도 슛을 적중시킨다. 거기에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기적인 사이즈까지 갖추고 있는지라 수비하는 입장에서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플레이 자체의 화려함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단순하고 위력적인 공격옵션으로 ’알고도 막지 못하는‘ 패턴의 극치를 보여준다.

 


높고 빠른 데다 운동신경까지 좋은 듀란트는 조금의 거리만 허용되면 거침없이 정확한 슛을 적중시킨다. 미들, 외곽을 가리지 않는다. 수비수를 등지고 있다가 돌아서 던지는 터닝 점프슛의 정확도는 매우 높다. 신장과 리치의 이점을 살린 점프슛 타점이 워낙 높은지라 상대 머리 위로 슛을 던지게 되면 눈 뜨고 당하기 십상이다. 빠른 발을 살려 질풍처럼 치고 들어가는 속공 드라이브인과 양 사이드를 공략하는 핑거롤도 일품이다.


듀란트가 외곽에서 공을 잡으면 수비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공을 잡기 무섭게 빠르게 외곽슛을 던져버리는가 하면 양손 드리블을 치면서 돌파할 듯하다가 작은 틈을 만들어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상대가 외곽 슈팅에 신경을 빼앗겼다 싶으면 성큼성큼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 미들슛을 던지거나 골밑으로 파고든다.


이같은 플레이는 외곽뿐 아니라 미들 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슈팅, 돌파 모두 정상급이기에 가능한 플레이다. 손끝 감각이 뜨거울 때는 커리가 그렇듯 속공을 스탑 3점슛으로 마무리 짓거나 런닝슛에 가까운 공격도 종종 시도한다. 워낙 상대를 긴장시키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특별할 것 없는 페이크 모션이나 크로스오버에도 수비수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기 일쑤다.


거기에 듀란트는 수비 역시 좋은 공수겸장 플레이어이다. 신장, 리치, 운동능력, 순발력 등을 고루 갖춘 선수답게 자신이 맡은 상대는 그야말로 자물쇠를 잠근 듯 꽁꽁 묶어버리는 대인 수비가 발군이다. 움직임을 봉쇄하는 가로 수비와 더불어 높이를 활용한 세로 수비에서도 빈틈이 없다.


긴팔을 이용한 블록슛 또한 위력적이다. 골밑 근처에서 노리고 있다 저격하듯 들어가듯 쳐내는 타이밍 블록슛은 물론 달리는 선수의 뒤를 따라가 덩크나 레이업을 막아낼 만큼 순발력도 발군이다. 그야말로 공수를 겸비한 사기유닛이다.


마이클 조던 이후 처음으로 3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던 듀란트가 마지막으로 득점 1위를 기록한 것은 2013~14시즌이다. 득점력은 여전했으나 크고 작은 부상이 겹치며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런 점에서 그를 큰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던 아킬레스건 파열 여파를 딛고 올 시즌 개인 통산 5번째 득점왕을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다. 듀란트가 현시대 최고의 득점머신이라는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