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처럼 될 수 있어" 도루왕 조련사가 콕 찝은 2군 도루왕

조형래 2021. 11. 2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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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두성 /OSEN DB

[OSEN=김해, 조형래 기자]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1군 주루⋅작전 및 외야 수비 코치로 부임하게 된 김평호 코치의 훈련조는 유독 분주하다. 김평호 코치는 주루, 외야, 그리고 번트 작전 등의 훈련을 현재 도맡아서 진행하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9일 외야 수비 훈련 도중 만족스러운 모습이 나오면 “내 새끼들 잘한다”라고 큰 소리로 격려하기도 했다.

김평호 코치의 훈련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선수가 있다. 바로 현재 롯데 선수단에서 발이 제일 빠른 선수로 알려진  장두성(22)이다. 올해 2군에서 70경기 타율 2할7푼4리(146타수 40안타) 16타점 32득점 출루율 3할7푼6리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도루 부문에서 3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2군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도루 실패는 8번에 불과했다. 성공률은 82.2%에 달했다.

그는 “올해 2군 시작할 때부터 김동한 코치님과 많이 뛰어보자고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욕심을 갖고 한 것 같다. 그 결과 1년이 끝났을 때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을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성공의 결과가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상황.

5월 육성선수가 아닌 정식선수로 거듭났고 1군에서는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43경기 타율 2할2푼2리(41타수 8안타) 4타점 12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1군에서의 성과는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그는 “1군에 발 디딘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내년 1군에서 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기 위해 혹독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 교육리그 경기가 끝난 현재, 김평호 코치는 장두성을 콕 찝은 듯 쉴새 없이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김평호 코치님이 훈련 시작부터 끝까지 장두성 선수를 혹독하게 조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본 타격 훈련에 더해 외야 수비와 주루 훈련,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훈련이 모두 끝난 뒤에는 남아서 엑스트라 번트 훈련까지. 

장두성은 “김평호 코치님과 매일 함께하고 있다. 주루와 외야 수비 분야에서는 전문적이시고 유명하신 분이라 기대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많이 배우고 물어보려고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장두성의 스피드는 모두가 알고 있는 강점. 하지만 타격이 단점. 김평호 코치는 장두성의 생각을 전환시켰다. 그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하지 말고 장점을 부각시켜보자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타격 연습도 하지만 기습번트 기술 등 새로운 것들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평호 코치와 장두성 /OSEN DB

최근에는 도루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 사실. 장두성은 최근 트렌드를 역행하는 선수다. 그래도 장두성은 장점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코치님께서도 뛰는 선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저도 제 장점을 살려서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평호 코치와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서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그는 “도루 스타트 자세를 바꿨고 코치님의 노하우를 많이 배우고 있다. 내년 캠프 시작하면 또 그때 느껴봐야 할 것 같다”라면서 “타격보다는 수비와 번트를 좀 더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데, 수비에서 세밀한 부분을 많이 잡아주신다. 변하면서 향상될 수 있게 도와주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평호 코치가 콕 찝을 수 있게 밑거름을 만들어 준 한 선배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개인 건강 문제로 은퇴를 선언한 민병헌이다. 민병헌은 스스럼 없이 다가오는 장두성에게 조언을 건넸고 장두성도 민병헌을 많이 따르고 조언을 구했다. 그는 “(민)병헌 선배님도 김 코치님처럼 장점을 부각시키라고 말씀해주셨다. 타격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봐서 스윙 폼도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2군에서 타격 성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군 도루왕에서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1군에서의 도루왕을 목표로 한다. 김평호 코치는 과거 정수근, 이용규, 박해민 등의 도루왕을 배출한 조련사. 장두성도 이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장두성은 “현실적으로 1군 엔트리에는 오래 있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차근차근 하다보면 주전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군 도루왕도 한 번 해보고 싶다”라며 “김평호 코치님께서 박해민 선배님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박해민 선배님도 대주자, 대수비부터 시작했다. 너도 해민이처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을 항상 해주신다”라고 강조했다.

김평호 코치가 콕 찝은 장두성은 도루왕 조련사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거듭나고 있다. 장두성은 과연 1군 도루왕이라는 목표에 도전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롯데 장두성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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