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과는 달랐다, 의미있게 마무리 된 MVP 경쟁[슬로우볼]

안형준 2021.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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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드디어 메이저리그 2021시즌이 모두 마무리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21세기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시즌 일정을 마친 메이저리그는 11월 19일(한국시간) 미국 야구기자협회(BBWAA)의 양 리그 MVP 발표를 끝으로 2021년을 모두 마무리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LAA)가, 내셔널리그에서는 브라이스 하퍼(PHI)가 각각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단 167이닝을 투구한 코빈 번스(MIL)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큰 논란을 낳은 것과 달리 MVP 투표는 의미있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투타 양면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며 완벽한 투타겸업 시즌을 보낸 오타니는 2021년 메이저리그의 아이콘답게 만장일치 MVP 수상에 성공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최소 수십년의 세월을 소환하는 기록을 써내려간 오타니는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시즌을 치렀다.

프로야구 무대에서는 거의 한 세기 동안 '던지는 사람'과 '치는 사람'이 엄격하게 분리됐지만 오타니는 야구의 본질이 '던지거나 치는 것'이 아닌 '던지고 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증명해냈다. 그리고 오타니의 만장일치 수상은 MVP가 '최고의 타자'가 아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광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일이 됐다. 올시즌 최고의 타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TOR)였지만 최고의 선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오타니였다.

2015년 이후 6년만에 다시 내셔널리그 MVP를 거머쥔 하퍼는 자신이 과대평가 된 '허명으로 가득찬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통산 3번째 타율 3할, OPS 1.00 이상 시즌을 만들었고 메이저리그 전체 OPS, 장타율 1위에 올랐다. 통산 2번째 실버슬러거도 수상한 하퍼는 필라델피아 입단 3년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빅리그 10년차 시즌이었지만 하퍼는 이제 막 29세가 됐다. 전성기는 아직 남아있다.

빅리그 4년차 시즌을 보낸 후안 소토(WSH)는 1위표 6장을 받으며 2위에 올랐다. 단축시즌이던 지난해보다는 비율 지표가 떨어졌지만 시즌 초반의 아쉬운 모습을 완벽하게 털어내며 첫 162경기 시즌 3할 타율을 달성했다. 데뷔시즌 신인왕 2위였던 소토는 2년차에 MVP 투표에서 9위에 올랐고 지난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하퍼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안정적인 성장이 무엇인지를 보였다. 지난달 23세가 된 소토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SD)는 3위에 올랐다. 1위표는 단 2장, 가장 많이 받은 표는 15장을 받은 3위표였다. 누구보다 화려했지만 꾸준함과 건강을 유지하지는 못한 타티스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하퍼와 소토를 넘어서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였지만 가장 화려한 선수가 최고의 선수는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결과로 다시 증명됐다. 고질적인 어깨 문제를 안고있지만 수술대에 오르지 않기로 결정한 타티스는 건강에 대한 우려를 계속 안고 뛰게 됐다.

34세 시즌에 최고의 성적을 쓴 데뷔 11년차 브랜든 크로포드(SF)는 타티스보다 많은 1위표(4장)을 받으며 4위에 올라 베테랑의 힘을 보였다. 크로포드의 4위 등극은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는 평가를 받던 샌프란시스코 베테랑들이 일으킨 돌풍의 훈장이었다. 버스터 포지의 현역 마지막 시즌 다 함께 타오른 베테랑들의 활약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를 놀라게 만들었다.

크로포드가 거의 모든 지표에서 앞선 안타왕이자 타격왕, 도루왕인 트레이 터너(LAD)를 5위로 밀어내고 4위에 오른 것은 '표심'에 성적 이외의 요소가 적지 않게 개입한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마지막 시즌에 뜨겁게 타오른 포지(113G .304/.390/.499 18HR 56RBI)가 10위표 단 한 장을 받는데 그쳤다는 것은 MVP 투표에서는 타석 수가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였던 호세 아브레유는 8위표 1장, 9위표 1장을 받아 14위에 그쳤고 내셔널리그 MVP였던 프레디 프리먼(ATL-FA)은 총 43포인트를 얻었지만 5위표 1장이 가장 높은 순위의 표였다(NL 9위). 올시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도 내년에는 어떤 위치에서 시즌을 마칠지 장담하기 어렵다.

시즌 최고의 선수 선정까지 마친 메이저리그는 이제 본격적인 스토브리그로 향한다. 오프시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내년 시즌에는 누가 빛날지 주목된다. 겨울은 이제 시작됐다.(자료사진=왼쪽부터 오타니 쇼헤이, 브라이스 하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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