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길이 보인다.. 벤투호, 1년 사이 확 달라진 온도차

안영준 기자 2021.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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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1년 동안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도가 넘치는 비난과 경질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벤투호의 축구 철학을 믿고 지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벤투호'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벤투호는 스스로 한국 축구에 큰 자산이 될 변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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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진 내용으로 결과까지 잡아..최종예선 4승2무
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 후반 벤투 대한민국 감독이 선수들에게 엄지 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2021.10.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1년 동안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도가 넘치는 비난과 경질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벤투호의 축구 철학을 믿고 지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벤투호'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4승2무(승점 14)로 최종예선 무패행진을 이은 한국은 월드컵 본선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5차전과 이라크와의 6차전에서 보인 경기 운영은 완벽에 가까웠기에 더 고무적이다. 소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벤투호가 매 경기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보여주면서, 벤투호를 향하던 비난의 화살은 사라졌다.

벤투호는 월드컵 2차예선서도 최종예선과 마찬가지로 5승1무(승점 16)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벤투 감독과 선수단을 향한 시선은 싸늘했다.

한국은 2차예선에서 레바논과의 0-0 무승부,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차후 무효 처리된 북한전 0-0 무승부 등 아쉬운 결과가 많았다. 친선 경기에선 멕시코에 2-3 패, 일본에 0-3으로 패하는 등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긴 경기에서조차 팬과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팬들은 완성되지 않았던 벤투의 빌드업 축구를 이해하지 못했다. 후방 패스가 끊겨 어이없게 실점하거나 의미없는 백패스로 헛된 점유율만 늘어나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벤투의 축구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더 나아가 월드컵에서 통하지 않을 빌드업에 시간을 쓸 바에 새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디어의 반응도 비슷했다. "벤투, 당신이 틀렸다"는 날 선 제목이 다뤄졌고 기자회견에선 스타일에 대한 불만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지금의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다.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벤투 감독이 선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그리곤 자신이 추구했던 스타일대로 팀을 발전시켜 기어이 완성도를 높였다. '이상적일 뿐 한국 축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허울'이라던 빌드업이 점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느린 템포 속에서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데 그쳤지만 긴 시간 훈련이 반복되면서 유의미한 전진이 가능해졌다. 이젠 황인범(루빈카잔)과 이재성(마인츠) 등을 앞세운 과감한 전진 패스와 무빙으로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는 '무기'가 됐다.

잘 자리잡은 유기적 움직임 덕에 '전환'도 가능해졌다. 긴 시간 벤투의 축구 철학이 모든 선수들에게 공유됐고, 덕분에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여 빠른 전환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빌드업 실수는 줄어들었고 이는 팀 전체의 완성도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 벤투호 축구가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계 강호들과 만나야 할 본선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 최종예선 통과를 확정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벤투호는 분명한 성과를 얻었다. 팬과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벤투호는 안팎의 숱한 흔들기에도 중심을 잘 잡고 뚜벅뚜벅 걸었고 결국 자신이 준비한 축구가 옳은 길이었다는 믿음을 줬다. 이제 팬들도 그 길이 보인다.

덕분에 이제 한국 축구대표팀은 선수단, 팬, 언론 등이 하나가 돼 월드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1년 동안,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니, 시선을 바꿔냈다. 벤투호는 스스로 한국 축구에 큰 자산이 될 변화를 만들어냈다.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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