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리투아니아에 18년만에 ‘유럽 외교거점’ 만들어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1. 20. 0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벨기에 이어 ‘대만 대표처’ 설치
“반도체·핀테크 분야 협력할 것”
中 “터무니없는 행위” 강력 반발

대만이 발트해 연안 국가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사실상 대사관 격인 ‘주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를 설치하고 18일(현지 시각) 운영을 시작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가 문을 열고, 대만과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 교류를 확대할 준비가 됐다”며 “리투아니아 정부와 우리를 지지해준 다른 국가들에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대만 측은 리투아니아와 반도체, 레이저, 핀테크(금융 기술) 분야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이 유럽에 해외 사무소를 신설한 것은 2003년 벨기에 브뤼셀에 ‘주 EU 및 벨기에 타이베이 대표처’를 설치한 후 18년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1991년 중국과 수교한 리투아니아는 대만과는 외교 관계가 없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출범한 리투아니아 현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중국과 각을 세워왔다. 지난 5월에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 간 회의체에서도 탈퇴했다. 리투아니아는 3월 대만에 무역 대표처를 세우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7월 대만과 양측에 대표처를 설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대만은 외교 관계가 없는 국가에도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지만 ‘대만’ 대신 ‘타이베이(대만 도시 이름)’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대만 대표처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양측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리투아니아는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와 더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호주에 대사관을 열었고 한국에도 열 예정이며, 향후 대만에도 대표처를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대표처 설치에 대해 “터무니없는 행위”라며 “리투아니아 측에 잘못된 결정을 즉각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와 거듭된 만류를 무시하고 소위 대만 대표처 설치를 승인했다”면서 “중국은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에 강력한 항의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하며 이후 벌어질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 측에 있다”고 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월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베이징에 있는 리투아니아 대사에게도 떠날 것을 요구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