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의역사유적탐방] 세조와 상원사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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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명소로 손꼽히는 강원도 오대산에는 월정사와 상원사와 같은 유서 깊은 사찰이 있다.
상원사 입구에 있는 석조구조물은 세조가 물 좋은 계곡에서 피부병 치료를 위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후 피부병이 완치되자 세조는 그때 만난 동자승을 나무에 조각하게 했는데, 이것이 국보 221호인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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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과 가장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조선의 왕은 세조다. 세조는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속리산과 오대산의 주요 사찰을 자주 찾았다. 상원사 입구에 있는 석조구조물은 세조가 물 좋은 계곡에서 피부병 치료를 위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석조물을 관대석 또는 관대걸이, 갓걸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인연 때문이다.
세조가 목욕할 때 어린 동자가 등을 밀어준 일화도 전한다. 너무 등을 잘 밀어준 동자를 기특하게 여기며, 세조는 “어디에서 왕의 등을 밀어주었다는 소문을 내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이 말을 받은 동자는 “왕께서는 문수보살이 와서 등을 밀어주었다는 소문을 내지 마십시오”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후 피부병이 완치되자 세조는 그때 만난 동자승을 나무에 조각하게 했는데, 이것이 국보 221호인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이다.
1462년(세종 8) 11월 5일 ‘세조실록’의 기록에는 “왕이 상원사에 거둥할 때에 관음보살이 현상(現相)하는 이상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교서를 내려 경미한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문수보살이 아닌 관음보살로 기록돼 있지만, 세조가 상원사에 행차했을 때 문수보살을 직접 만난 일화와 연결된다. 1984년 문수동자상의 복장(腹藏)유물이 발견됐는데, “1466년(세조 12) 2월에 사리와 함께 봉안했다”는 기록과 함께 세조의 딸 의숙공주가 아버지의 쾌유를 빈 기원문과 세조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 베적삼 두 점, 다라니 및 불경 13권이 발견됐다.
세조와 상원사의 인연을 보여주는 역사의 흔적을 기억하며 오대산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신병주 건국대 교수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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