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9200억원 승부수' 할리우드 제작사 통째 사들인다
[경향신문]
라라랜드 투자한 ‘엔데버 콘텐트’
경영권 포함 지분 80% 인수 결정
내년 1분기 M&A 절차 마무리
미 제작기지 마련…글로벌 발돋움
CJ ENM이 영화 <라라랜드>의 투자와 유통에 참여한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엔데버 콘텐트’의 지분 80%를 인수한다. CJ그룹이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실시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CJ ENM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7500만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 가치는 8억5000만달러(약 1조원)로 책정됐다. 남은 20% 지분은 인수 후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기존 대주주인 엔데버그룹이 보유한다. 엔데버 콘텐트의 공동대표인 크리스 라이스와 그레이엄 테일러 등 주요 경영진과 핵심 인력도 그대로 유지한다. 양사는 내년 1분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엔데버가 2017년 설립한 엔데버 콘텐트는 영화·방송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대형 스튜디오다.
유럽·남미 등 세계 19개 국가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인기 영화를 비롯해 영국 BBC 인기 드라마 <킬링 이브> <더 나이트 매니저> 등 다수의 흥행작에 참여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300개가 넘는다.
모회사인 엔데버는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드웨인 존슨, 마크 월버그 등 7000명 이상의 아티스트 및 스포츠 스타와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이 약 4조원으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더 나은 삶),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에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그룹 중기 비전을 발표했다. 따라서 이번 엔데버 콘텐트 인수는 CJ그룹이 문화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통해 대중문화 중심지인 미국에 제작기지를 마련하고,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를 세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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