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예언 처럼.. 오타니, 27세에 메이저리그 MVP 먹었다
MLB(미 프로야구)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학창 시절 체계적인 인생 계획표를 작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타니가 야구를 잘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세부 항목 중 하나가 운(運)인데 그는 운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쓰레기 줍기, 물건 소중히 사용하기, 인사 잘하기, 청소 잘하기 등을 정했다. 그는 지금도 그라운드에 쓰레기가 보이면 “다른 사람이 떨어뜨린 행운”이라며 지나치지 않고 줍는다.
◇ 집념의 이도류
고교 시절 오타니는 만 40세까지 나이별로 이룰 것들도 미리 세워 놓았다. 20세에 메이저리그에 승격하고, 21세에 선발진에 합류해 16승을 달성한 뒤 22세엔 사이영상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는 그가 고교 졸업 후 일본 닛폰햄에 입단하면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 닛폰햄에서 5시즌을 뛰면서 2016년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는 등 최고 선수로 활약한 오타니는 24세인 2018년 MLB로 진출해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생 오타니가 세워 놓았던 계획은 주로 투수로 성취할 과제들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미국 무대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二刀流)’로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2018년 4승과 2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에 올랐지만, 그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2019년엔 방망이만 잡았다. 지난해엔 투수로 두 경기에 나서 1과 3분의 2이닝 7실점이란 처참한 성적을 남겼고, 타석에서도 타율 0.190에 그쳤다. 많은 전문가가 투수와 타자는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끝없는 도전 정신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올해 기념비적인 성적을 남겼다. MLB 14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닝과 탈삼진, 안타, 타점, 득점 등 투타 다섯 부문에서 모두 ‘100′을 넘겼다. 46홈런을 쏘아올려 AL 3위에 올랐고, 도루 26개(AL 5위)로 20-20 클럽에도 가입했다. 투수로도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선 AL 선발투수이자 1번 지명타자로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 예언처럼 목표를 이뤘다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1년을 보낸 오타니에게 MVP(최우수선수)가 돌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19일 공개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오타니는 1위 표 30장을 싹쓸이하며 AL MVP에 올랐다. 420점을 얻어 AL 홈런왕 블라디미르 게레로(토론토 블루제이스·269점)를 크게 따돌렸다. 오타니는 AL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 1위 표를 받은 역대 11번째 선수가 됐다.
다시 고교 시절 오타니가 작성한 나이별 계획으로 돌아가 보면 그는 예언이라도 한 듯 ‘27세에 MVP 수상’이란 목표를 정확히 이뤄냈다. 그가 32세와 34세에 목표로 적어 놓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룰지가 관심이다. LA 에인절스는 2015년부터 7년 연속 ‘가을 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001년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일본 선수로는 20년 만에 메이저리그 MVP의 영광을 누린 오타니는 “기념 파티 같은 건 따로 없다. 내일 당장 훈련이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셔널리그(NL)에선 브라이스 하퍼(29·필라델피아 필리스)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위 표 17장을 받으며 348점으로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274점)를 제쳤다. 하퍼는 올 시즌 35홈런 84타점을 올리며 양대 리그 통틀어 OPS(출루율+장타율·1.044)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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