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 담은 다양한 '요즘 사회 이야기'

한겨레 2021. 11.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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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생겼다.

이렇게 낯선 집단에 들어오게 된 아빠와 딸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콘은 고등학교 농구부와 딸의 세계에 조금씩 다가서게 된다.

백인 왕자와 공주를 앞세우던 디즈니 왕국도 세월이 흐르면서 인종, 젠더, 계급 등 다양한 사회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다.

그런 노력 덕분에 <빅샷> 은 사회 격차, 가짜 뉴스 등의 문제들을 담아 '요즘 이야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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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의 OTT 충전소]

디즈니플러스 제공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생겼다. 한국에서 서비스 첫날. 지인들의 가입 인증샷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흐름을 놓치면 안되는 직업상, 나도 따라 가입했다. 그런데 약간 당황스러웠다. 아직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 에 완전히 진입하지 못했다. <스타워즈> 덕후도 아니다. 어린 자녀들이 있어서 <겨울왕국>을 무한 반복해야 할 일도 없다. 막상 뭘 봐야 하냐 고민하다가 이 드라마가 눈에 들어왔다. 맞다! 디즈니는 스포츠물과 학원물의 명가였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빅샷>이다.

미국 대학농구 (NCAA) 에서 승률이 가장 높은 감독 마빈 콘은 거친 남자들의 세계에서도 유독 다혈질이다. 어느 날 중요한 시합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한테 의자를 던진 사건으로 리그에서 퇴출당한다. 정상에서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진 그에게 에이전트는 새로운 자리를 제안한다. 사립 여자고등학교 감독 자리다. 지금부터는 여러분이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설과 고집만 강했던 감독이 오합지졸팀을 이끌고 승리하며 진정한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왜냐고? 여기는 ‘디즈니 월드’이기 때문이다 !

디즈니 세상은 한없이 무해하다. 청소년들이 성매매하고 마약을 만드는 ‘요즘 드라마’들과는 다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랑스럽다. 선악이 분명하고 까칠한 사람들도 다 이유가 있다. 학생들은 파티에서도 콜라만 마시고 부모들은 어떤 순간에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싼다 . 그러나 디즈니 세상 속 학교도 세상 밖처럼 정글이다. 다들 부자인데 그중에서도 ‘더 부자’와 ‘덜 부자’인 사람들로 나뉘고 패거리와 따돌림이 존재한다 . 이기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감독은 학생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스타 학생을 영입하려고 뛰어다닌다 . 상대편 감독의 심리전에 말려 또 한번 퇴장당하기도 한다.

빅샷은 농구 용어인데 ‘거물’이란 뜻도 있다. 거물이었던 사람이 바닥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감독의 딸 에마의 등장이 뻔한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이혼한 엄마와 살고 있던 엠마는 아빠의 의자 던지기 사건으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다. 그래서 아빠가 근무하는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집도 없이 호텔에서 살며 일에만 매달리는 아빠와 사춘기 딸의 갑작스러운 동거도 많은 문제를 만든다. 이렇게 낯선 집단에 들어오게 된 아빠와 딸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콘은 고등학교 농구부와 딸의 세계에 조금씩 다가서게 된다.

백인 왕자와 공주를 앞세우던 디즈니 왕국도 세월이 흐르면서 인종, 젠더, 계급 등 다양한 사회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옛날 작품 중에는 ‘인종, 문화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담고 있다’며 ‘배워나가겠다’는 의미의 경고문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노력 덕분에 <빅샷>은 사회 격차, 가짜 뉴스 등의 문제들을 담아 ‘요즘 이야기’로 만들었다. 스포츠 자체가 점수와 성적이 결정하는 세계이기에 디즈니의 세계관과 요즘의 다양한 가치관은 큰 거부감 없이 녹아들어 간다.

‘최선을 다하자’가 전부인 인생을 살아온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변한다. 학생 하나하나의 삶이 더 중요하며 승리 너머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그래서 <빅샷>은 모두를 응원할 수 있는 드라마다. 엄청난 반전이 있거나 갈등이 폭발하는 일은 없지만, 그걸로도 충분하다 .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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