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반 토막' 벌크선 운임.."중국 철강 감산 영향"

박순엽 2021. 11.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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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벌크선(건화물선) 운임이 40여일 만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

전 세계 주요 벌크선 화물 중 중국을 향하는 물동량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철강 생산을 제한하고 수출을 규제하면서 관련 물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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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I, 40여일 만에 5650→2430 '57% 급락'
中철강 감산..철광석 물동량 감소가 원인
벌크선사, '장기 계약'에 큰 영향 없을 듯
"내년 2분기 운임 상승세 나타날 수 있어"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말부터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벌크선(건화물선) 운임이 40여일 만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 전 세계 주요 벌크선 화물 중 중국을 향하는 물동량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데, 중국 정부가 최근 철강 생산을 제한하고 수출을 규제하면서 관련 물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주로 운송하는 벌크선의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7일 기준 2430을 기록했다. BDI는 연초 1347에서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달 7일 5650으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후 내림세에 접어들어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자료=업계)
업계에선 벌크선 운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 철강 감산이 본격화된 점을 꼽았다. 지난해 기준 철광석·석탄·곡물 등 벌크선 주요 화물 중 중국을 향하는 물동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한다. 특히, 이 중 철강 생산의 원재료인 철광석 물동량의 70%가 중국으로부터 발생하는 만큼 중국의 철강 감산 기조가 벌크선 시황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에 앞서 대기 질을 관리하고자 철강사들의 조업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7%가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8월(12%)·9월(21.2%)·10월(23.3%)에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9161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에도 중국의 원자재 수요 둔화로 글로벌 원자재 물동량 증가율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인프라 투자 정책이 변화하면 원자재 수요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아직 정책적 변화를 기대하긴 시기상조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벌크선 운임의 급락에도 팬오션 등 벌크 선사들은 통상 화주와 6개월~1년가량 장기계약을 맺는 비중이 전체 물량의 60%에 달해 당분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은 올 4분기 수행할 계약을 상당 부분 선제로 수주해둔 상황으로, 장기 용선 원가는 현 시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선은 신규 선박 도입이 적어 내년 상반기 일시적인 운임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상품 생산 확대 과정에서 일시적인 강한 벌크선의 운임 상승세가 재차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중국 내 철강 생산과 가격 통제 영향으로 이전 고점을 웃돌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15년 이후 벌크선 신조선 발주량이 많지 않아 신규 공급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므로 약 2% 이내로 추정되는 내년 선복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웃돌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2017년 이후 이어온 벌크선 시황 개선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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