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콩 참치

안호기 논설위원 2021. 11. 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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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급격히 늘고 있는 수산물 소비는 어족 자원 남획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바다 속 깊이 그물을 펼쳐놓고 다양한 바다생물을 마구잡이로 남획하는 어로방식을 경고하고 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은 한국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78.5㎏이다. 세계인 평균 22.3㎏의 세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2020년 한국인 한 사람이 쌀 57.7㎏, 육류 54.3㎏을 소비했으니 쌀과 고기보다 수산물을 더 많이 먹는 셈이다. 한국인이 원래부터 수산물을 많이 먹은 것은 아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구축한 글로벌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는 1961년 한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13.2㎏이라고 집계했다. 당시 북한은 1인당 29.3㎏으로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런데 2017년 북한 소비량은 11.4㎏으로, 조사 대상 216개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 CU가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삼각김밥과 김밥, 유부초밥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식물성 참치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참치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재현한 대체 해산물이다. 그간 국내 비건(채식주의) 식품에 육류의 식감과 맛을 재현한 대체육이나 계란, 유제품 등은 있었으나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레시피는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수산물 남획이나 대규모 양식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괴, 중금속·미세플라스틱 섭취 등이 문제가 되면서 대체 해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참치는 세계인이 즐겨 먹는 수산물 중 하나다. 식량농업기구(FAO) 통계를 보면 2018년 전 세계 참치(가다랑어) 어획량은 320만t으로 멸치(700만t), 알래스카 명태(340만t)에 이어 세 번째였다. 그러나 가다랑어에 유사 어종을 더한 참치류 어획량은 790만t으로 불어나 1위로 올라선다. 이는 불법어업을 제외한 수치다. 참치 어획량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일부 어종은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남획으로 참치 어종의 66.7%가 지속 가능 위기에 처했다고 FAO는 판단했다. 콩 참치 보편화로 참치 남획이 줄어들기를 기대해본다. 그런데 이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던진다. 미국에 이어 콩 생산 2위인 브라질은 아마존 산림을 개간해 콩을 재배한다. 최근 2년간 한국 임야의 28%에 해당하는 아마존 산림 1만7604㎢가 사라졌다. 문제는 탐욕이다.

안호기 논설위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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