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礎潤張傘 (초윤장산)

박영서 2021. 11. 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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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춧돌 초, 젖을 윤, 펼 장, 우산 산.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는 뜻이다.

손무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이승(不戰而勝) 13가지 계책 중 첫번째 계로 '초윤장산'을 꼽았다.

망우보양(亡牛補牢)이 아닌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도록 초윤장산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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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춧돌 초, 젖을 윤, 펼 장, 우산 산.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손무(孫武)가 지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당시의 집들은 나무기둥, 흙벽, 주춧돌로 구성돼 있었다. 이 주춧돌이 젖어 올라오면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니 우산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즉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반드시 전조 증상이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는 의미다.

손무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이승(不戰而勝) 13가지 계책 중 첫번째 계로 '초윤장산'을 꼽았다. 상대(적)의 언행 등에서 결과를 예측해 대비한다면 싸우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나라 때의 대문장가 소순(蘇洵)의 '변간론'(辨姦論)에도 이 말이 나온다. '달무리가 지면 바람이 불고, 주춧돌이 축축하면 비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月暈而風 礎潤而雨 人人知之)'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순은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하면 근심할 일이 없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 '편안하게 살고 있을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새는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상토주무(桑土綢繆) 등과 일맥상통한다. 서양에선 '하인리히 법칙'이 이와 비슷하다. 1920년대 미국의 보험회사에 다니던 허버트 윌리암 하인리히는 7만5000건의 사고를 정밀 분석한 결과 대형사고 1건이 발생하기 전에 유사한 작은 사고가 29건, 사전 징후가 300건 선행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재해에는 1:29:300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했다.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쳤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요소수 대란에 대해 "조금 더 일찍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준비해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경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 망우보양(亡牛補牢)이 아닌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도록 초윤장산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 수업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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