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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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는 자신의 세력을 갖고 권력자를 선출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 내지 막후 실력자를 일컫는다.
킹메이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고 김종필(JP) 자민련 총재다.
흔히 킹메이커로 불리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세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책사에 가깝다.
킹메이커든, 책사든 대선이 본격화되면 시대정신을 읽고 전략을 짜는 데 출중한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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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虛舟) 김윤환 전 민국당 대표도 빼놓을 수 없는 킹메이커다. 빈 배를 뜻하는 그의 아호에 걸맞게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을 자신에게 태워 대선 승리를 이끌어냈다. 1992년 대선에서는 ‘YS 대세론’을 펴며 민정계 지지를 견인했고, 끝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노태우 대통령을 세 번이나 만나 YS를 지지하도록 설득작업을 벌였다. 1997년에는 이회창 후보를 신한국당 대선주자로 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본선에서는 이 후보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뛰어난 책사를 정치지형의 변화를 꾀하는 킹메이커와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노태우 대통령에게는 사조직 월계수회를 이끌었던 박철언 전 의원이 있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광재·안희정’으로 대표되는 386 참모들의 도움을 받았다.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뛰어난 지략가로 꼽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곧 선대위에 합류할 모양이다. 김 전 위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2012년 대선 승리를 이끌었고,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겸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흔히 킹메이커로 불리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세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책사에 가깝다. 킹메이커든, 책사든 대선이 본격화되면 시대정신을 읽고 전략을 짜는 데 출중한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일부 여권 인사들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역할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지략 대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선은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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