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소설 통해 만나는 100년 전 일본의 식도락

박영서 2021. 11.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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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미식 문화가 꽃피게 된 데는 1903년 호치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식도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식도락'은 메이지(明治) 시대가 오기까지 1000년 넘게 육식을 금지당했던 일본인에게 다양한 육류 요리와 서구의 식문화를 소개했다.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과 내용을 빌려 당시 독자들에게 식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이후 '식도락'은 일본 식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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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 여름 무라이 겐사이 지음 / 박진아 번역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일본에서 미식 문화가 꽃피게 된 데는 1903년 호치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식도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식도락'은 메이지(明治) 시대가 오기까지 1000년 넘게 육식을 금지당했던 일본인에게 다양한 육류 요리와 서구의 식문화를 소개했다. 특이한 점은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과 내용을 빌려 당시 독자들에게 식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소설 형식이라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순박한 먹보 청년 오하라와 요리 솜씨가 뛰어난 당찬 아가씨 오토와의 사랑을 바탕으로 600종이 넘는 요리를 소개한 이 작품은 당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후 '식도락'은 일본 식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식도락'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네 편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작년에 출간된 봄 편에 이어 이번에는 여름 편이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되었다. 작품이 발표되고 100여년이 흘렀어도 이 책은 일본에서 식문화를 다룬 교양서 가운데 고전의 반열에 올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음식이란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를 대변하고 있으며, 음식에 대한 태도를 통해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주장이다.

저자 무라이 겐사이(1864∼1927)는 일본 식도락의 원조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아이치(愛知)현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나이로 도쿄외국어학교 러시아어과(현 도쿄외국어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져 학교를 중퇴하고 우울증까지 앓게 된다.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에이지(英字)신문 공모에 낸 논문이 당선되어 신문사 후원으로 20살에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귀국 후 도쿄전문학교(현 와세다대학)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문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03년 신문 소설로 발표한 '식도락'이 당대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 작가가 됐다. '식도락' 으로 얻은 막대한 인세를 바탕으로 그는 말년에 가나가와(神奈川)현 히라쓰카(平塚市)시에 대규모 농장을 만들어 과일, 채소, 닭, 염소 등을 스스로 기르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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