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황홀한 유혹, 콜레스테롤

2021. 11.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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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명예회장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명예회장

입맛이 없어 점심을 햄버거와 커피로 때웠는데,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려 양념치킨과 맥주 한잔을 마시게 되면 언제 입맛이 없었나 싶어진다. 특히 기름지고 따뜻한 음식은 미뢰를 자극하면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식후에 쿠키나 케이크 한 쪽 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더 즐거워진다. 이 기쁨은 과연 축복일까.

우리가 섭취한 기름은 아주 작은 입자로 분해되어 지방 조직과 근육에서 대부분 사용되고, 나머지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데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HDL, LDL 형태로 운반되는데, LDL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유도해 동맥경화를 일으키므로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며, HDL은 반대로 혈관을 보호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형성하며 체내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담즙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한 때는 콜레스테롤이 너무 낮을 경우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논문을 검증한 결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그룹으로 분류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양실조나 만성 알코올중독자 혹은 마약중독자였기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면서 가능하면 콜레스테롤은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특히 협심증 환자에서는 낮출 수 있는 데까지 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원칙이다.

콜레스테롤 특히 LDL의 수치가 높을수록 혈관벽에 침착해 동맥경화를 유발하게 되는데, 그 부위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면 협심증을 일으키게 되고, 뇌혈관에서 발생하면 흔히 중풍이라고 하는 뇌졸중을 일으키게 된다. 이 두 질환이 우리나라 사망률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심혈관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의 30%는 음식을 통해 흡수되고, 70%는 간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다량으로 함유된 달걀 노른자, 메추리알, 연어알, 명란, 알탕과 같은 알 계통의 음식, 오징어, 새우, 게, 조개 등의 해물류 그리고 간, 곱창, 순대와 같은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갈비, 삼겹살, 꽃등심, 닭다리처럼 동물성 기름 즉 상온에서 고체인 기름(fat)은 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쉽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야자유는 식물성이지만 포화지방산이 많으므로 역시 피해야 한다. 그리고 식용유처럼 상온에서 액체(lipid)인 기름도 열을 가하면 트랜스 지방산이 생성되어 다량의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게 된다. 마가린 역시 액체인 기름에 수소결합을 시켜 트랜스 지방산을 만든 것이므로 해롭다.

그런데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용유 등을 사용하면 쉽게 산패가 되기 때문에 보관이 필요한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에는 사용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트랜스 지방산이 이슈가 되면 트랜스 지방산 대신 포화지방산이 주성분인 제품이 나오고, 포화지방산이 문제가 되면 트랜스 지방산으로 대체한 제품들이 나온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삼겹살이나 기름에 튀긴 과자 중에서 "콜레스테롤 함량이 0퍼센트"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름과 콜레스테롤은 다른 물질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허위는 아니지만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해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거의 모든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 푸드는 콜레스테롤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을 경우 섬유질은 담즙 및 소화액과 같이 작용하여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할 뿐 아니라 하루에 20~35gm 정도의 섬유질을 섭취하면 변비 해소의 효과도 같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증가시키려면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량에 비례해서 HDL이 증가하며 그 결과 심장병이 예방되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를 포함한 많은 건강보조식품이 있지만 효능이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에 의사들이 처방하는 약들은 강력하게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 아니라 부작용은 매우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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