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지워진 자리 '王·개사과'..작가 "벽화 배틀 하고파"

15일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이 입주한 건물 외벽에 그려진 벽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70대 정모씨는 "벽화가 또 그려졌다고 해 인천에서 여기까지 보러 왔다"며 팔짱을 낀 채 2~3분간 벽화를 감상했다.
벽화를 연신 촬영하던 홍모씨(58)는 "그래피티 작가가 어떤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도 자기 생각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는 걸 느꼈다"며 "사람들이 그래피티가 낯설어 부정적으로 보곤 하는데 허용되는 공간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동안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행인 스무명 가량이 벽화를 구경하다 갔다.
지난 7월 해당 벽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로 보이는 여성의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의혹을 끄집어냈다는 비판이 나왔고 한쪽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며 서로 주장이 대립했다.
결국 논란이 된 벽화를 차량으로 가리거나 페인트로 덧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재물손괴죄,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등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자 건물주이자 서점 주인인 여모씨는 '쥴리 벽화'를 지워버렸다.
지난번 여러 차례 소란이 벌어진 것을 고려한 듯 이번에 그려진 벽화에는 "본 작품을 훼손하면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문과 함께 옥외집회허가서 붙었다.

벽화를 직접 그린 그래피티 아티스트 닌볼트(43)는 "그림이 훼손되는 걸 사전에 방지하려고 집회 신고를 미리 해놓고 법적 대응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였다"며 "이번에는 '팩트'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벽화 관련해 고소·고발 들어온 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SNS를 통한 협박 외 벽화를 물리적으로 훼손하려는 시도도 아직 없다"며 "벽화를 지우면 누구든지 고소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작가가 나와서 내 벽화와 '배틀'을 하면 좋겠다. 그때까지는 벽화를 유지할 생각"이라 말했다.
닌볼트의 소속사 대표인 김민호씨(51)는 "지난 7월 '쥴리 벽화'는 그림도 엉망이고, 팩트도 아닌 걸 그려 논란이 돼 문화예술인으로서 기분이 나빠 직접 벽을 임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지난번 (집회·시위 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옥외집회신고서도 내는 등 인근 상권에도 피해를 최소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벽화 게시 기간을 두고는 작가 측과 건물주의 의견이 엇갈렸다. 건물주인 여모씨는 취재진에게 "정치적 내용을 담은 벽화를 그리지 말라 했다"며 "수일 내 벽화를 가리거나 지울 것"이라 말했다.
이번 벽화는 명예훼손 등 법적 공방을 피할 수 있을까. 법무법인 명재 김성훈 변호사는 "이미 언론과 SNS를 통해 공론화된 사안을 종합한 것에 불과한 벽화가 특정 인물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저하하는 것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또 벽화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인정돼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벽화의 이미지들은 일정한 사건의 상징으로 허위사실이라 보긴 어렵다"며 "사실의 적시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 가부가 갈릴 것"이라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번 '쥴리벽화'와 이번 '윤석열 벽화'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등은 소관부서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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