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캐스팅 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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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오랫동안 영남과 호남, 충청 지지층이 후보별로 결집하는 '지역 투표'가 당락을 좌우했다.
그러다 2012년 대선에서 30대 이하 젊은층과 60대 이상 노년층이 각각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4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60대 이상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뚜렷한 반면, 2030세대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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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은 역대급 세대 간 대결이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4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60대 이상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뚜렷한 반면, 2030세대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로 통칭되는 2030세대는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여했지만 조국 사태와 부동산 폭등 국면을 거치며 민주당을 외면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아니다. MZ세대가 차기 대선 향배를 좌우할 ‘캐스팅 보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전체 유권자 대비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MZ세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실속이다. 대의와 명분도 후순위에 둔다. 소비 성향을 봐도 드러난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온라인 마켓을 주로 이용하지만 맹목적이지는 않다. 이것저것 다 따져보고 각기 다른 브랜드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체리피커’(Cherry picker·자신의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라고 불린다. 이런 성향은 투표에도 반영된다. 그때그때 상황을 감안해 투표하고, 이념이나 지역 또는 정당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
2030세대 부동층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다보니 대선 후보들은 이들에 대한 공략법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지난 주말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젊은이들과 반상회를 갖거나 프로야구 경기장까지 찾았다. 청년 세대를 위한 부동산 공약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누가 2030세대의 낙점을 받을까. 점치기 어렵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취업문이 좁아져 경제적 고통을 겪는 2030의 핵심 가치는 ‘공정’이다. 후보들의 ‘포퓰리즘’은 믿지 않는다. 이를 무시하고 편가르기와 매표에만 골몰한다면 낭패를 볼 게 틀림없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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