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인공지능 넘어 인공자아로 도약

2021. 11. 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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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데이터기획팀장
박상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데이터기획팀장

1956년 미국 다트머스대학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이후, 인공지능은 그 가능성과 제한된 한계로 인해 몇 차례의 혹독한 겨울과 화려한 부활을 거치며 데이터 기반의 딥러닝으로 급격히 발전해가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이후 급물살을 탄 우리나라 인공지능 R&D도 최근 인공지능 예타 통과로 본격적인 미래 R&D에 참여하게 되었다.

데이터 기반의 딥러닝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결과물을 도출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비용, 저효율의 약점과 태생적인 한계(평생 지속 학습 불가, 실세계 적용 한계 등)를 갖고 있다. 일부에서는 데이터 규모를 확대하고 고도화하면 한계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은 신경망 구조를 이용해 패턴을 분류하는 방법으로 그 한계가 명확히 있을 것이며, 초거대 모델 경쟁을 했을 때 우리가 글로벌 기업과 대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는 데이터 기반 방법론의 한계를 인식해 자연지능에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제프리 힌튼, 벤지오 등 주요 대가 뿐 아니라 DARPA, 딥마인드 등에서도 심리학,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지능 구조, 모델 설계 등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AI 리서치 20년 로드맵에서는 자연지능과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통일이론을 제시하며 인공지능이 스스로의 능력을 인지하고 성장하는 등 인공자아 시대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간의 개입 없이 자발적인 의지로 실세계와 상호 작용하며 인간에게 이로운 일을 수행하는 인공생명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 인공지능 R&D 역시 이를 고려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가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자연지능 연구가 생각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현재 인공지능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생각에 대한 정의와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동안 자연지능 방법론이 인공지능에 적용된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뉴런과 시냅스 연결을 모방한 딥러닝 구조, 중요한 데이터에 가중치를 두어 결과물 성능을 높이는 어텐션 등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항상 자연지능 방법론이 있었다.

만약, 자연지능 모사 방법론과 데이터 기반 방법론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통합 인공지능 개발을 추진한다면 인공지능의 최종 목표인 인공자아 개발이 가능하지 않을까? 좋든 싫든 15년, 20년 후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세상이 올 것이고 우리가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2030년 이후에는 인공자아에 대한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향후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상황 판단을 하는 기계에서 생각을 하는 기계로, 그 후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성장하는 개별화된 인공자아로 진화할 것이며 그에 대한 준비를 누가 먼저 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언제까지 실험실에서 춤만 추지는 않을 것이다. 10년 내외로 인공자아가 탑재된 로봇에 대한 실증이 있을 것이고 1980년대 TV 보급과 같이 인공자아 로봇을 가정과 거리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는 2018년부터 인공지능 기술청사진을 통해 미래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조사 분석했다. 두 차례의 분석을 통해 얻은 결론은 자연지능 모사 방법론과 데이터 기반 방법론의 융합을 통해 생각하는 기계, 나아가서 인공자아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 초부터 의학, 뇌과학, 체육심리, 철학, 로봇 및 인공지능 등 30여 명의 전문가와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내년 3~4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인공자아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자연지능-인공지능 전문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연지능 분야에서는 기억, 생각, 행동, 자아 등의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와 적용 가능한 모델을 제시해야 하며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가능성 검토를 통해 단계별 수준에 맞는 모델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인공자아가 실세계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실세계 적용 및 피드백이 중요하다. 인간과 공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때 R&D와 함께 공존을 위한 제도 마련도 필요할 것이다. 인공자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비하냐에 따라 우리 다음 세대들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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