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백신 접종 제로’ 세계 唯二 북한
아프리카 수단과 에티오피아 사이 홍해 연안에 에리트레아라는 나라가 있다.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했지만 여전히 분쟁 중인 나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자 독재국가다. 테워드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분쟁 소식이나 ‘인권 상황 최악’ 같은 뉴스에서나 이름을 볼 수 있는 나라인데 이번엔 백신 접종 기사에 등장했다.
▶WHO 사무총장은 12일(현지 시각) 전 세계에서 북한과 에리트레아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지금까지 144국에 5억회분의 백신을 전달했는데, 두 나라만 받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백스는 지난 3월 등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10만회분을 배정했지만 준비 절차 미비 등으로 북한에 전달하지 못했다. 북한은 지난 9월 코백스에서 배정한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여 회분도 다른 나라에 주라고 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0명, 사망자도 당연히 0명이다. 지난 10월 말에는 4만2000여 명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확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WHO에 보고했다. 세계적인 감염병이 돌면 국경을 봉쇄하는 것이 북한식 방역법이다. 2003년 사스와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그랬다. 북한 리룡남 주중 대사가 지난 3월 베이징에 새로 부임했지만 전임자인 지재룡 전 대사는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열달째 대사관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중국도 지난 1월 주북 대사에 왕야쥔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을 지명했지만 아직까지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엔 사람만 아니라 외부 물자까지 통제하고 있다. 외부 물자에 대해 1개월이 넘는 장기간 ‘야적’을 통해 제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바닷물이 코로나에 오염됐을까 봐 어업과 소금 생산을 금지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지난 4일 기사에서 “겨울철에 내리는 눈을 통해서도 악성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다”고 썼다. 엉터리 미신 수준의 주장을 국가 단위로 집행하는 나라가 북한이다.
▶문제는 전 세계가 코로나 근절이 아닌 ‘위드 코로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예전의 삶을 되찾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북한 정권이 무슨 생각으로 공짜로 주는 백신조차 거부하고 있는지 북한 전문가들도 설득력 있는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도자를 잘못 만난 죄밖에 없는 북한 주민들 삶만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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