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식의 온차이나] 사막 항모 표적놀이의 이유
사막에 움직이는 항모 표적 만들고 성능 개선 착수"
중국 신장 타클라마칸 사막에 미국 항모와 구축함 모습을 본뜬 미사일 표적지가 등장한 것이 지난주 전 세계 언론의 화제였습니다.
항모는 제럴드 포드급 핵 항모, 구축함은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을 본떴다고 하죠. 미국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맥사 테크놀로지가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항모 킬러’라고 자랑했는데...
서태평양의 미국 항모 전단은 이 지역 제해권을 노리는 중국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죠. 1958년과 1996년 2·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중국군은 항모를 동원한 미국의 압박에 밀려 퇴각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런 미국 항모 전단을 겨냥해 중국이 개발한 무기가 ‘항모 킬러’로 불리는 대함탄도미사일(ASBM)이죠. 2005년 중거리탄도미사일인 DF-21을 개량해 만든 DF-21D가 나왔고, 2015년에는 이보다 사거리가 2000㎞ 더 긴 DF-26도 공개했습니다. ASBM은 탄두 부분에 유도 장치를 달아서 움직이는 목표물(항모)을 정확하게 때릴 수 있게 한 거죠.
중국군 내 강경파들은 “남중국해로 접근하는 미국 항모는 항모 킬러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하지만 덩치 크고 레이더에도 쉽게 포착되는 탄도 미사일이 과연 미사일 접근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시속 55㎞ 이상의 빠른 속도로 피해가는 미국 항모를 제대로 맞힐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전문가가 적잖아요.
◇레일 위에 올린 항모 표적
표적지가 설치된 사막 지역은 중국이 2013년부터 미사일 훈련을 해온 곳인데, 2019년에 처음 미국 항모를 본뜬 표적지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당시는 콘크리트로 만든 조잡한 표적지였는데, 이번에는 항모 내 레이더파 반사 시설에 센서를 설치하는 등 실제에 가까운 표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또 항모 표적 아래에 폭 6미터의 레일을 달아 움직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전처럼 표적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미사일을 쏘겠다는 뜻이죠.
미국과 중국은 최근 대만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외신들은 중국이 이 표적을 통해 미국 항모 공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해요.
하지만, 정반대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항모 미사일의 정확도가 떨어져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거죠.
◇해상 테스트는 보안이 문제
중국은 작년 7월 남중국해에서 대함탄도미사일 실탄 발사 훈련을 할 때 DF-21D 6발을 발사했는데, 목표물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학대원 콜린 코 연구위원은 로이터통신에 “해상 발사 결과 ASBM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걸 확인했다는 의미”라며 “사막 표적은 미사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 10월16일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미사일이 목표물에서 20여마일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고 했죠. 예정된 지점보다 30㎞ 이상 벗어났다는 겁니다.
중국으로서는 해상 발사를 계속하는 게 가장 좋은 카드지만, 그건 보안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 항모 킬러 미사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미국 군과 정보기관에 고스란히 알려주는 꼴이라는 거죠. 하는 수 없이 내륙 사막에 실물에 가까운 표적을 설치하고 훈련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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