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흙이 가져다준 '풍요와 저주'

박영서 2021. 11. 14. 19: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다룬 것처럼 아프리카에서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시에라리온이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11년 동안 계속된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가한 여러 반군들은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을 납치해 강제로 다이아몬드를 캐내게 했다.

황금에서부터 보랏빛 염료인 '티리언 퍼플', 백반, 초석, 구리, 석유, 다이아몬드까지 흙 속의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흙의 전쟁 도현신 지음 / 이다북스 펴냄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다룬 것처럼 아프리카에서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시에라리온이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11년 동안 계속된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가한 여러 반군들은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을 납치해 강제로 다이아몬드를 캐내게 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채굴하려면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 반군들은 소년, 청년, 여성을 다이아몬드 캐는 노예로 만들었다. 다이아몬드는 서방세계로 팔렸고 수익은 반군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착취와 수탈을 당했다. 사살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순결함의 상징이지만 그 안에는 이렇게 '피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 지금도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사람의 기본적인 생존 요소인 식량, 그중에서도 곡물을 키우는 장소가 땅이고 흙이다. 그 속에는 금, 은, 구리, 염료, 다이아몬드, 석유를 비롯해 온갖 천연자원이 묻혀 있다. 인류는 자원으로 경제적 풍요를 이뤘지만 이 때문에 피비린내나는 전쟁까지 벌였다. 이같은 '자원의 저주'는 세계 역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유럽의 켈트족이 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신전에 쳐들어가고, 로마가 다키아왕국을 공격한 것은 막대한 양의 황금이 원인이었다. 희토류인 '백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유럽과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새로 썼다.새들의 배설물로 만들어진 유기물이자 잉카의 숨은 보물 '구아노'를 차지하기 위한 페루와 칠레는 전쟁을 불사했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쟁, 리비아 카다피 정권 와해의 배경에는 '검은 황금' 석유가 있었다.

책은 천연자원, 특히 흙에서 비롯한 세계사를 다룬다. 흙에서 시작했고 흙과 함께 했으며 흙 위에서 벌어진 인류의 역사를 들여다 본다. 황금에서부터 보랏빛 염료인 '티리언 퍼플', 백반, 초석, 구리, 석유, 다이아몬드까지 흙 속의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그로 인해 세계 역사와 지도는 바뀌었다. 이를 보면 인류 역사는 흙과 엮여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가루 전쟁' '바이러스 전쟁' '신의 전쟁' 등 전쟁 시리즈를 써왔다. 이번에도 '흙'을 주제로 인간의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세계의 경쟁과 전쟁이 결국 '흙의 전쟁'이었다고 정의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