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비 83억, 출장은 1등석.. 1.5兆 투자 받고 파산한 中 전기차의 낭비벽

오로라 기자 2021. 11. 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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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부스를 차리고 차량 공개에 나섰던 바이톤. 이 차량은 결국 양산되지 못했다./바이톤

중국 유망 전기차 스타트업이었던 ‘바이톤(중국명 바이텅·拜騰)’이 조(兆) 단위 투자금을 낭비하는 방만경영으로 파산 절차를 밟게됐다. 10일 중국 인터넷 매체 넷이즈는 “지난 2일 난징시인민법원에서 바이톤에 대한 파산 심리가 시작됐다”며 “기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가운데 회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바이톤은 한때 웨이라이·샤오펑·웨이마와 함께 중국 전기차 ‘4소룡(小龍)으로 불리던 업체다. 2017년 설립 후 텐센트·폭스콘·CATL 등 쟁쟁한 기업과 지방정부로부터 누적 84억위안(약 1조 5500억원)을 투자 받았다.

현지에선 큰 돈을 받고서도 4년간 제대로 된 양산차 하나 못 만들어낸 바이톤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실제 전기차 기술 개발과는 무관한 사원복지와 마케팅에 투자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바이톤은 300명 규모의 미국 사무실에서 투자금이 넉넉했던 지난 2018년 한 해에 간식비로만 700만 달러(약 83억원)을 썼다. 사원 유니폼은 독일 유명 테일러샵에서 주문제작했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한 통에 1000위안(약 18만원) 이상인 명함을 썼다. 회사 운영진은 해외 출장을 갈 때마타 일등석을 고집했다. 시범 제조한 차량을 해외에서 전시하기 위해 회당 수천만원 규모의 운송비를 쓰는 것도 일상이었다. 중국 주요 전기차 기업인 리오토의 창업자는 이 사태에 대해 “우리 회사는 출장시 이코노미석과 저가 호텔만 쓴다”며 “창업의 길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옥 밑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올 수 있어야한다”고 비판했다.

바이톤의 차량이 충전되고 있는 모습./바이톤

이 회사는 설립 당시 BMW·인피니티 고위 경영진 출신인 외국 경영인을 회장·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앉히고, 이들의 이름 값으로 투자금을 챙겼다. 하지만 낭비를 일삼는 가운데 경영진 사이의 불화와 코로나까지 각종 악재가 겹치며 전기차를 양산하는덴 결국 실패한 것이다. 실망한 투자자들을 저절로 등을 돌렸다. 이 회사는 자금난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추가 투자유치에 백방으로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며 회사는 중국 지역 직원 1400명의 임금 9000만 위안(약 166억원)을 체불하기까지 이르렀고, 파산에까지 이른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통화순재경은 “아무리 금수저를 물고 시작해도 낭비를 일삼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우후죽순 생겨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간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 수가 248% 폭증했다. 영세 기업이 너무 많아지자 올들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직접 “전기차업체 수를 줄여야한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바이톤은 여전히 ‘자금만 있다면 자동차 양산이 코앞이다’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최첨단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를 쏟아내는 상황에, 이제와 양산을 시작하더라도 시장에서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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