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축문화기행 '브릭 로드' 가보니.. 빨간 벽돌을 찾아라! [여행+]

◆‘빨간 벽돌’ 찾아 떠나는 대구 역사 여행
브릭 로드는 말 그대로 벽돌이라는 공통된 소재로 이어진 1900년대 대구의 근대 건축물을 둘러보는 코스다. 화교협회를 시작으로 계산성당, 선교사 주택, 계성중학교, 성유스티노신학교, 성모당 등 로마네스크와 고딕양식의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영어강사 출신으로 8년차 해설사인 이종국(57)씨는 “1900년대 국내 건축은 초가집이나 나무집이 전부였다”며 “당시 벽돌집은 우리 조상이 지은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내에는 벽돌을 찍어내는 것은 물론 쌓아올리는 기술이 없었고, 중국인들이 이런 벽돌 집을 짓게 됐다고 한다. 아울러 대구는 6·25전쟁 당시 피해가 적어 100년 이상 된 건물이 고스란히 남았다고 덧붙였다.

계산성당은 서울·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진, 고딕양식이 가미된 로마네스크양식 성당이다. 1899년 로베르 신부에 의해 한옥으로 처음 지어졌지만 1901년 화재로 전소되자 이듬해 프랑스 프와넬 신부에 의해 다시 설계돼 지금의 건물이 됐다. 당시 명동성당을 지은 중국인 건축기술자 강의관 등이 이곳에서 다시 붉은 벽돌을 쌓아올렸다. 1911년 대구교구가 설정돼 주교좌성당이 되면서 종탑을 2배로 높이는 등 증축을 시작, 1918년 12월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됐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십자가 모양이고, 고딕양식의 우뚝 솟은 쌍탑이 특징이다. 100여년의 역사를 인정받아 사적 290호로 지정됐다. 성당 내부에 한복 입은 사람들이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져 있는데,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우리나라 성인들이다. 빨간 머플러를 한 성인은 최초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다. 계산성당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결혼식을 올렸고,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했다.




브릭 로드의 핵심은 청라언덕에 몰려 있다. 청라언덕은 선교사들이 거주하며 담쟁이를 많이 심은 데서 유래했다. 대구 3·1만세운동길, 대구 최초의 서양 사과나무,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인 동무생각 노래비, 선교사와 가족의 묘지인 은혜정원 등이 있다.
특히 1910년대에 세워진 미국인 선교사 주택 10채 가운데 3채가 남았는데, 각각 선교·의료·교육박물관으로 쓰인다. 선교사들이 설계한 이 주택들은 대구지역에 처음으로 서양식 주거양식과 생활상을 소개한 근대건축 유산이다.

챔니스 주택은 당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유행한 방갈로 형태가 남아 있다. 챔니스 주택에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피아노가 있다. 의료선교사 존슨 박사의 가족이 사용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인 선교사가 들여온 피아노는 1900년 3월 부산항에 도착해 이곳까지 옮겨졌다. 챔니스 주택은 1900년대 전후의 동서양 의료기기 등이 소장된 의료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선교사 주택들을 잘 살펴보면 중국 건축 기술자들이 주로 쓴 붉은 벽돌 외에 흰색 돌이 보인다. 오래전 대구읍성 성벽을 해체하고 나온 돌이 기반으로 쓰인 것이다.


성모당은 1990년 12월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됐다. 프랑스 루르드 성모굴을 본떠서 만들어 전국적으로 유명한 천주교 성지이다. 앞쪽에 넓은 마당이 있고 북향으로 세운 붉은 벽돌구조 건축이다. 화강암 기초 위에 흑색 벽돌로 각 모서리의 버팀벽 등을 구성하고 나머지 벽면을 붉은 벽돌로 쌓았다. 성모당 인근 성바오로회 수녀원도 붉은 벽돌길에 포함된다.




대구=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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