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한, '4대천왕' 산체스와 우승 다툼.. 김준태 3위 마감[베겔WC]

[사진]허정한(왼쪽)과 다니엘 산체스 /파이브앤식스 제공

[OSEN=강필주 기자] '명불허전' 허정한(경남, 세계랭킹 19위)이 5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노린다. 

허정한은 13일(한국시간) 오후 네덜란드 베겔에서 열린 '2021 베겔 3쿠션 월드컵' 4강전에서 타스데미르 타이푼(터키, 4위)을 23이닝 만에 50-47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허정한은 5년 만에 다시 월드컵 정상을 노리게 됐다. 허정한은 지난 2016년 이집트 후루가다(엘 구나) 대회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40-29로 꺾고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허정한은 고(故) 김경률, 최성원, 강동궁, 조재호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5번째 월드컵 우승 쾌거를 이뤄냈다.

16강서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24위), 8강서 '당구황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5위)을 연파했던 허정한은 8이닝까지 17-10로 밀렸다. 하지만 허정한은 9이닝에 하이런 8점을 폭발시키면서 19-18로 따라붙었고 10이닝에 19-19 동점을 만들었다. 12이닝까지 다시 24-22로 밀린 허정한은 13이닝에서 5점을 몰아쳐 27-2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 번 흐름을 잡은 허정한은 이후 타스데미르에게 여지를 주지 않았다. 20이닝째 6점을 쳐 43-37로 달아났고 21이닝에 5점을 더해 48점에 도달했다. 타스데미르가 무섭게 추격에 나섰지만 23이닝째 2점을 더하면서 승부를 끝냈다. 

허정한의 결승 상대는 '4대천왕' 중 막내인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6위)로 결정됐다. 산체스는 이어 열린 4강전 두 번째 경기에서 '앵그리버드' 김준태(경북체육회, 30위)를 50-30으로 눌러 결승 무대를 밟았다.

산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되기 직전 열린 2020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 두 대회 연속 정상을 노리게 됐다. 산체스는 총 25번째 월드컵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됐고 허정한을 상대로 14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준태는 16강서 사메 시돔(이집트, 9위), 8강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2위)를 잇따라 격파했지만 산체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준태는 경기 후반 산체스 추격에 나섰지만 이미 기운 승부를 되돌릴 수 없었다. 김준태는 타스데미르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사진]김준태 /파이브앤식스 제공

김준태의 결승 진출이 좌절되면서 3쿠션 월드컵 사상 두 번째 한국 선수간 월드컵 타이틀 매치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놓고 한국 선수끼리 맞대결을 펼친 것은 2014년 터키 이스탄불 대회였다. 당시 조재호가 최성원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 4강에는 고(故) 김경률까지 한국 선수만 3명이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허정한이 우승하면 베겔 월드컵은 2회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2019년 베겔 월드컵 우승은 김행직(전남, 8위)이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허정한과 산체스의 2021 베겔 3쿠션 월드컵 결승전은 13일 밤 11시 30분부터 시작되며 유튜브 파이브앤식스 채널과 큐니 앱을 통해 전 경기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