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프로농구 첫 통산 700승
23년. ‘만수(萬手)’로 통하는 유재학(58) 감독이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700승을 거두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유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12일 창원 LG와 벌인 2021-2022시즌 원정 경기에서 80대61로 이겼다. 그는 1998년 11월 11일 인천 대우 감독으로 첫 승을 거둔 이후 23년 1일 만에 700승을 채웠다.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해 가는 중이다. 1217경기를 치르는 동안 통산 승률은 57.5%(700승 517패). 통산 승수 역대 2위는 491승(349패)을 거둔 전주 KCC의 전창진 감독이다.
유 감독은 1998년 5월 프로농구 역대 최연소인 35세 1개월에 대우 사령탑에 올랐다. 이후 신세기 빅스-SK 빅스-전자랜드로 구단 주인이 바뀌는 와중에도 자리를 지켰다. 2004년 모비스로 옮긴 이후 24시즌 내리 지휘봉을 놓지 않고 있는 역대 최장수 감독이다. 모비스에선 양동근, 문태영(이상 은퇴) 등을 앞세워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3연패(連覇)를 포함해 챔피언전 트로피를 여섯 차례 들어 올렸다. 감독상도 5회 수상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도 일궜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컴퓨터 가드’로 통했지만, 전성기였던 28세 때 무릎을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은퇴 후엔 지도자로 재능을 꽃피웠다. 전술이 워낙 다양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 ‘만수(萬手)’. 특히 수비 전술이 세밀하고, 경기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한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찾아내는 눈도 뛰어나다. 현 모비스의 함지훈은 2007년 신인 10순위로 뽑아 간판 스타로 키웠다. 이대성(현 고양 오리온·2013년 11순위), 송창용(현 전주 KCC·2010년 10순위) 등도 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빛을 본 선수들이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오래 감독을 하다 보니 기록이 따라왔다”면서 그동안 함께 팀을 이끌었던 이들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김재훈 전 수석코치, 조동현 코치(전 KT 감독) 등이 유 감독을 보좌하며 영광을 일궜다. 유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고,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는 소감도 밝혔다.
유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재편하는 중이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에서 2위를 했는데, 이번 시즌은 개막 후 6승8패로 8위에 머물러 있다. 경험이 적은 가드진이 흔들릴 때가 있고, 외국인 선수 2명의 기량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편이다. 12일 LG전에선 서명진, 장재석(이상 15점) 등이 활약했다.
유 감독은 KBL(한국농구연맹) 사상 첫 400승을 돌파하던 2012년 12월 무렵 “최다승보다는 최고령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바람은 이미 이뤄졌고, 현재 진행형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전창진 KCC 감독과 함께 10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연배가 높다. 유 감독이 2023년 5월까지인 현 계약 기간을 채우면 만 60세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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