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논쟁 뛰어든 일론 머스크

Holman W. Jenkins, Jr. 2021. 11. 1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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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Holman W. Jenkins, Jr. WSJ 칼럼니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 관리를 돕는 누군가는 오래전에 머스크에게 테슬라 지분 일부를 매각하라고 제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가 지난주 트위터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 10%를 청산해야 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올린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만기가 돌아오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주식 매각 외에 유일한 대안은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머스크의 손실은 커질 수 있다.

테슬라 가치의 상당 부분은 머스크의 기업가적 역량과 ‘현기증 나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따라서 머스크가 대규모로 보유 주식을 매도한다는 것은 주가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는 영리하게도 자신의 결정을 트위터 투표 결과에 맡기는 척하면서 시장에 준비할 시간을 줬다.

머스크가 올린 설문조사 결과는 주식 매각에 찬성하는 비율이 58%, 반대는 42%로 나왔다. 그는 설문조사를 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트위터에 “최근 들어 미실현 이익이 조세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썼다.

실현되지 않은 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생각이다. 하지만 당장 머스크에게 닥친 상황은 아니다. 머스크는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어떤 사람들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테슬라의 위치는 더 이상 마법적인 선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또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은 이해할 만하다. 만약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테슬라는 현재 시가총액의 10% 정도만 가치가 있을 것이다.

"세금 내기 위해 지분 매각
부유세 논란으로까지 번져"

머스크의 정치적 능력은 또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테슬라는 최근 몇 년간 미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정책에 큰 혜택을 누리진 못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산업 활성화에 나서면서 테슬라는 다시 승자가 될 수도 있다. 연방정부에 도전하는 듯한 머스크의 이미지 또한 테슬라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돈 풀기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런 유동성이 제너럴모터스(GM)가 아니라 테슬라의 주가를 높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 주식은 펀더멘털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이 나온다”고 했다.

머스크 자신은 테슬라 거품에 대한 임박한 위협일 수도 있다. 이런 의문은 줄곧 지속돼왔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이 추진하려는 부유세에 대한 머스크의 반응은 매우 격렬했다. 만약 시장 감독자들이 과거 머스크의 모욕에 대해 복수를 하고 싶다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머스크의 동생이 이번 트위터 투표 하루 전에 주식을 매각한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머스크의 트윗은 세금 논쟁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민주당이 우상화하는 북유럽 복지국가에서는 중산층 납세자들이 기꺼이 세금을 낸다. 자신들의 정부가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와이든과 같은 민주당원들은 억만장자들의 돈으로 무상 복지를 꿈꾸고 있다. 테슬라 주주들 가운데 많은 사람은 처음부터 정부와 긴장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머스크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일지라도 환영할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Elon Musk Joins the Tax Debate’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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