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새 시대의 새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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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미술에서는 회화가 가장 앞서 나갔고, 풍부하고 모험적인 시도들을 보이면서 새 시대의 미술로 향해 나아갔다.
그중의 하나가 추상미술이었다.
'공간 속의 새'는 이처럼 단순하고 생략된 형태와 재료의 특성이라는 부랑쿠시의 두 가지 생각이 결합된 추상조각 작품이다.
새가 날아가는 모양을 암시하기 위해서 축약된 형태를 사용했고, 작품의 형태와 표면의 질감 그 자체로서 형식을 강조하기 위해서 추상적 경향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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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이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커다란 전환이 필요했다. 인간의 형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연주의적 표현 기법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했다. 지금까지 조각이 인간의 형상을 바탕으로 하든지, 아니면 인간의 형상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됐다는 점에서 그 구속을 넘어서야만 했다. 이것은 추상회화가 자연과 대상을 묘사해야만 한다는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과 유사한 의미였다.
추상조각을 염두에 둔 부랑쿠시는 사용하는 재료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작품의 내용보다 형식을 강조했다. 돌은 돌답게, 나무는 나무답게, 그리고 쇠는 쇠답게 나타내고 그렇게 보이도록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조각처럼 재료 그 자체를 넘어서는 무언가로 보이기 위해서 꾸미고 다듬고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킬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에게 있어 조각의 목적은 각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단순화된 형태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공간 속의 새’는 이처럼 단순하고 생략된 형태와 재료의 특성이라는 부랑쿠시의 두 가지 생각이 결합된 추상조각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형상을 연상할 수도 있다. 아니면 매끄럽게 다듬은 유선형의 형태라든지, 그 위를 덮은 황금색 표면과 거기서 반사되는 빛의 효과 그 자체만을 주목할 수도 있다. 새가 날아가는 모양을 암시하기 위해서 축약된 형태를 사용했고, 작품의 형태와 표면의 질감 그 자체로서 형식을 강조하기 위해서 추상적 경향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과거를 떨치고 새 시대를 향해 힘차게 솟아오르는 부랑쿠시의 날갯짓이기도 하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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