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실전을 통해서만 위대한 선수가 나오는 이유 [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1. 11. 1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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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축구대표팀 훈련 장면(왼쪽)과 실전 장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연합뉴스·경향신문


같은 동작, 같은 움직임이라도 연습과 실전에서는 천양지차다. 연습 체력과 실전 체력, 연습으로 습득한 테크닉과 실전에서 쌓는 스킬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연습은 기량과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반면, 실전은 한계 상황 속에 놓인 평범한 선수를 베테랑, 프로로 만든다. 실전이 부족해서는 위대한 선수도, 진정한 프로도 될 수 없다.

연습은 선수가 하고 싶은 만큼, 선수 뜻에 따라서 한다. 지도자 눈을 피해 힘들면 조금 쉬어도 되고 강도도 눈치껏 조절할 수 있다.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숨도 돌릴 수 있다. 상대가 없어 대충 하는 척만 해도 될 때도 있다.

실전은 완전히 다르다. 실전은 아무리 힘들어도 뛰어야 한다. 그것도 매 순간 최대 능력치를 뿜어내면서 말이다. 나를 이기려고 혈안이 된 상대와 맞서 사력을 다해야 한다. 상대 움직임에 따라서 방향전환, 가속과 감속 등을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습이 부족한 선수는 실전에서 잘 할 수 없다. 결국, 실전에 가까운 훈련, 때로는 실전보다 더 강한 훈련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100m 달리기를 예를 들어보자. 힘들다고, 다칠 수도 있다고 연습할 때 12초대로 뛰는 선수가 있다. 그 선수가 실전에서 11초대를 뛸 수 있을까. 절대 뛸 수 없다. 연습 때 11초때를 뛰려고 노력하지 않은 한, 실전에서 11초대를 끊을 수 없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훈련 때, 미니게임 때도 살살 하라고 지시하는 지도자가 적잖다. 슈팅훈련, 패스훈련, 세트피스 훈련도 상대 없이 끼리끼리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훈련한 선수들이 실전에서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노마크 슈팅만 때린선수가 밀림같은 수비진을 뚫고 골을 넣을 수 있을까.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연습을 통해 얻는 것은 기량 향상, 능력 극대화다. 즉, 기본기, 테크닉이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이 연습이다. 반면 실전을 통해 얻는 것은 승리, 성적, 순위, 메달 등 손에 잡히는 실리다. 좋은 성적, 좋은 기록을 내야만 더 좋은 리그, 더 좋은 구단에 갈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인기도 누릴 수 있다. 더 올라갈 곳, 더 성취할 게 있는 선수만이 더 뛰어난 선수로 클 수 있다. 그래서 팀과 대회가 필요하며 주기적인 리그와 국제교류가 있어야 한다.

뛰어난 선수를 키우고 싶다면, 지도자는 실전형 고강도 훈련을 구상하고 진행해야 한다. 선수는 한계 상황을 감내하고 이겨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두 개가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좋은 성적, 좋은 선수는 없다.

어떤 이유에서든 강도 높은 훈련을 회피하고 대충, 대강 가르치려는 지도자, 자기 한계에 도전하기는커녕 최소 운동만 마지 못해 하는 선수는 좋은 결과물,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없다. 전국체전 등에서 국내용에 전락한 종목, 국제대회 성적이 추락하는 종목에 속한 지도자와 선수는 전문 체육인으로서 자신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자격이 없다. 좋은 기록, 좋은 결과, 좋은 선수가 나와야 진정한 전문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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