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잃고..홀로 남은 고려인 4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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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당시 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 때문에 중앙아시아로 가야만 했던 우리 동포를 고려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그 후손들이 우리나라에 일하러 많이 오기도 하는데, 그런 고려인 가운데 아빠 엄마가 다 세상을 떠나서 한국에 홀로 남게 된 4살 아이가 있습니다.
4살 소녀 안나(가명)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기도 평택으로 일하러 온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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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당시 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 때문에 중앙아시아로 가야만 했던 우리 동포를 고려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그 후손들이 우리나라에 일하러 많이 오기도 하는데, 그런 고려인 가운데 아빠 엄마가 다 세상을 떠나서 한국에 홀로 남게 된 4살 아이가 있습니다.
그 사연을 정반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4살 소녀 안나(가명)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기도 평택으로 일하러 온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안나의 부모는 고려인 3세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엄마가 급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홀로 안나를 돌보던 아빠마저 지난달 심장질환으로 눈을 감았습니다.
"작은 공주가 잘 자라 매일매일 기쁘다"는 생일 축하 글을 남긴 지 닷새 만이었습니다.
말도 잘 못 하는 4살 안나는 혼자 남았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고려인 이웃 여성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잠시 안나를 돌봐줬습니다.
[고려인 이웃 여성 : (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 매일 오후 6시 문 앞에서 기다리며 '아빠, 아빠'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안나는 몸도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비자가 만료돼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안나 아버지 지인 : 말도 전혀 못 하는 상태에요. 병원 데리고 가서 검사도 해 봐야 될 텐데 건강보험이 없고 비용이 너무 비싸게 나올 거고….]
러시아에 사는 고모가 입양 의사를 밝혀왔는데 세 나라가 얽혀있다 보니 쉽지 않습니다.
SBS 취재에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은 임시 여권을 발급한 뒤 우즈베키스탄 친척에게 맡겼다가 러시아로 입양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인데, 당장 안나를 데리고 갈 사람이 없습니다.
딱한 사정을 전하자 우리 법무부는 특별 체류 허가와 불법 체류로 인한 과태료의 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평택시는 방문 조사와 건강검진에 나섰습니다.
말 못 하는 4살 소녀 안나가 어디에서 누구와 살아갈지, 지금까지 정해진 것도, 안나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종태, CG : 김정은·임찬혁)
▷ 복지 혜택 못 받는 고려인 후손들 "특수학교도 못 가요"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532604 ]
정반석 기자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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