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은퇴 경기 나선 김하늘 "잘 버텼다, 은퇴해도 골프인"
[스포츠경향]
김하늘(33)은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종전인 SK쉴더스·SK 텔레콤 챔피언십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김하늘은 12일 강원도 춘천 라베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개막한 대회 첫날 버디 2개에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적어냈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 강한 바람까지 불어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렇지만 평소 환하게 웃어 ‘스마일 퀸’이라는 별명을 갖게된 김하늘은 “오랜만에 추운데서 플레이를 해서 그런지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하늘은 “내일 잘 쳐서 (컷 통과를 해서) 모레까지 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하늘은 “2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으며 “코로나19로 한국으로 오가는 일도 쉽지 않아지면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작년부터는 경기력도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골프장에 가도 예전처럼 즐겁지 않았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하늘은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달 24일 끝난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 노부타 그룹 마스터즈GC 레이디스에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2015년부터는 일본을 주무대로 뛰며 통산 6승을 올렸다. 당시 많은 눈물을 흘렸던 김하늘은 “일본에 친한 선수가 많은데 한 명씩 와서 수고했다고 하면서 우니까, 나도 일주일 내내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8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두 번의 상금왕에 올랐단 김하늘이 KLPGA투어와 작별하는 무대다.
그는 “잘 버텼다”며 15년 골프 선수 인생을 돌아봤다. 김하늘은 “나는 기복이 좀 심했던 선수였다. 그래도 바닥을 치더라도 다시 일어났다”면서 “멘털이 좋은 선수 아닌데도 다시 일어서고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많은 연습량 등 노력을 많이 한 덕”이라고 말했다.
김하늘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프로 첫 우승을 꼽았다.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창피한 기억으로는 2014년에 연장전에서 톱볼을 때려 볼을 연못에 빠트리고 졌을 때를 떠올렸다.
은퇴 뒤 계획도 공개했다. 김하늘은 “선수 생활을 끝내도 여전히 나는 골프인”이라며 “선수 지도보다는 일반인 레슨을 할 생각이고, 골프 관련 방송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혼 계획을 묻는 말에는 “그렇지 않아도 얘기 많이 하는데 아직은 계획이 없다”면서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깜짝 공개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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