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정치는 남의 일 아니다..내 옆의 친구로 대하라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글 하나로 단숨에 대한민국에서 핫한 필자가 된 적이 있는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신간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통해 어렵고 진지하게만 보이는 정치를 우리의 옆자리로 불러들인다. 모처럼 본거지로 돌아온 그는 정치란 무엇인지, 정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살펴보며 정치의 가능성, 공화국의 의미까지 논하기 시작한다. 평소 영화를 볼 때나, 좋아하는 그림에서, 학교에서 동료나 학생과 대화를 나눌 때 등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내는 실력은 여전하니 글 읽는 재미도 같이 챙겨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정치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리고 우리의 삶이 피곤하고 어려운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이 타인과의 교류가 불가피한 정치적 동물이라서다. 어쩔 수 없이 타인과 더불어 살아야만 의식주도 겨우 해결할 수 있는 게 인생인데 그 과정에서 타인과 합의가 필요하고, 합의하려니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아야겠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규제하려니 권력이 필요하고, 지나친 권력 남용을 막으려니 자유도 필요한데…. 이 모든 과정을 설명하기가 너무 기니까 싸잡아 간단히 부르는 용어가 바로 정치라는 것이다. 당연해 보이던 일이 더 이상 당연해 보이지 않고, 현실의 그늘 속에 위태롭게 존재하는 이들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정치가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론 쉽게 접근하면 또 얼마든지 쉽게 느껴지는 것이 정치일 때도 있다. 신문이나 인터넷 한편에 나와 있는 얘기만 훑어봐도, 하다못해 택시 구석자리에 앉아 떠들기만 해도 정치에 대해 잘 아는 척하는 것은 금방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간곡하게 말한다. 특정 정치인에 대해 열광하는 마음을 가지고 선거라는 이벤트를 통해 열망을 실현하는 것만이 정치의 시작이자 끝이 아니라고, 또한 반대로 그런 정치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보냈던 이들에게도 정치의 쓸모와 자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고 말이다.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현실 정치를 떠나 생각하는 시민, 질문하는 시민이 되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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