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정문성, 연기의 의미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1. 11. 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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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정문성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연기를 가볍게 생각하는 배우는 세상에 없겠지만 정문성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조금 남달랐다. 지난날을 모두 바쳐도 아깝지 않은 것, 그것이 정문성이 생각하는 연기의 의미였다.

정문성의 지난 2년은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뿐이었다. 지난해 2월 tvN '방법'을 시작으로 총 다섯 편의 드라마를 해냈고, 심지어는 중간중간 틈이 있을 때마다 뮤지컬 활동과 영화 출연도 쉬지 않았다. 2년간 선보인 작품의 수만 무려 아홉 작품, 맡은 캐릭터의 수는 여섯에 달한다.

이중 가장 최근작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연출 김성용)과 스핀오프 '뫼비우스 : 검은 태양'(극본 유상·연출 위득규, 이하 '뫼비우스')에서 그는 장천우 역을 맡으며 1인 2역과도 같은 연기를 해냈다. 흑화하기 전과 후의 장천우의 모습이 각 작품에 담기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정문성 역시 "같은 역할이지만 두 개의 작품을 한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천우라는 역할을 연기하면서 생각했던 것도 많고 시도했던 것도 많다. 열심히 하다 보니 종영하고 난 뒤엔 약간 허전한 마음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두 성향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세세하게 들려줬다. 정문성은 "일단 온도 자체가 많이 달랐다. 목적도 다르다. '검은 태양'에서는 이미 흑화한 장천우가 '백모사(유오성)를 처리하겠다'는 목적만 갖고 한지혁(남궁민) 앞에 나타난다. 이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할, 어디에도 돌아갈 수 없는 인물이 돼버린 것이다. 반면 '뫼비우스'에서는 돌아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태다"라고 설명하며 "저한텐 같은 인물이었지만 다른 느낌의 연기를 했어야 했다. 또 그게 배우로서는 매력적이었다. 한 인물을 다른 스타일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특히나 눈빛 만으로 어둠 속에 있는 둘의 모습을 연기를 해냈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답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정문성은 "물론 캐릭터가 너무나 다르다 보니 스트레스가 없었다곤 말할 순 없었다"면서 "아예 장천우에 대해 잘 몰랐다면 답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좀 더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을 텐데, 전 촬영 전부터 이미 천우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던 상태였다. 어느샌가 이 사람의 고민과 고뇌를 모두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장천우의 조그마한 대사 하나하나도 그저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았다. 고민과 의심이 생길 때마다 감독님과 하나도 빠짐없이 의견을 공유했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스트레스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다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통하는 부분이 생길 때면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는 정문성은 "마음이 맞는 순간이 탁 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도 물론 많았지만 그런 시너지에서 오는 희열이 더 컸다"라고 전했다.


직업이 배우라고는 하지만 잦은 변신이 스스로에게도 쉽진 않았을 터. 정문성은 "물론 텀을 두고 쉬면서 연기를 하면 조금 더 수월할 수는 있다. 다만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하는 것보단 거듭해 변화를 하는 게 스스로에겐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쪽으로만 가다 보면 한쪽의 감정과 한쪽의 근육이 많이 지치기 마련인데, 감정과 근육을 바꿔가며 쓰다 보면 또 다른 감정들과 근육은 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한 그는 "그런 이유 때문에 전 오히려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좋았다"고 밝혔다.

본인의 성향 자체도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특화돼있다고. 정문성은 "연기를 한다고 해서 평상시에도 캐릭터에 젖어있는 편은 아니"라며 "캐릭터를 하다 보면 그쪽으로 젖어드는 면이 있는데 전 오히려 그걸 좀 피하고 벗어나려 한다. 오히려 촬영을 하지 않는 시간, 대본을 보지 않는 시간엔 철저히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의 절 유지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문성은 "그게 좀 익숙해지다 보면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으로 집에 있을 수 있게 된다"면서 "개인적으론 쉬다가 촬영장에 가면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과 분노가 더 잘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감정 변화가 흥분되고 행복하다. 계속 감정에 젖어있다 보면 그 아픔과 분노를 계속 느끼지 않냐. 캐릭터로선 좋을 순 있겠지만 돌이켜보면 매 촬영이 아팠던 기억밖에 없다. 계속해 캐릭터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정문성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한 끝에 14년의 커리어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와 달리 그는 모두가 찾는 신스틸러 배우가 되어있기도 했다. 정문성이 쉬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순전히 '연기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정문성은 "그동안 연기를 쉬지 않고 한 이유는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좋은 캐릭터를 더 좋은 연기로 소화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쉬지 못했다"며 "그렇기에 지난 14년이 힘들지만 행복했다. 힘들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은 채 가만히 있는 것보단, 엄청 힘들면서 행복한 게 낫다는 생각에 계속 달려왔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기에 지치지도 않았다. 연기로 인해 지난날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문성은 스스로를 "아직 부족함이 많은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14년이 지났는데 14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빨리 지나갔고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고 지난날을 돌이켜 본 정문성은 "사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하고 싶은 연기도 많고, 아직 못 해본 연기도 많다. 반성이 되는 시간도 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내가 연기한 작품을 완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다. 그 정도로 연기를 잘 할 수 있길 바라며 여전히 달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검은 태양 | 정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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