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 예측도 어려운 심리스릴러..영화 '파워 오브 도그'

오보람 2021. 11.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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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다른 영화들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담배 한 개비를 한 번씩 나눠 피우며 성적 긴장을 유발하고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필을 따라나서기도 한다.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하고 끝까지 애매모호한 기류를 유지한다.

완벽한 남부 사투리와 승마 실력을 뽐내고 황소를 맨손으로 거세하는 장면을 직접 연기해 마초 카우보이 캐릭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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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파워 오브 도그'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다른 영화들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총싸움은커녕 몸싸움 장면도 없다. 주인공들의 속마음은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그것도 간신히 짐작이나마 할 수 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은 총이 아닌 '심리 싸움'으로 12년 만의 신작을 끌고 간다. 인물들의 대사뿐만 아니라 눈빛이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계산해 넣음으로써 바늘 하나도 더 들어갈 틈 없는 심리 스릴러를 직조해냈다.

주인공 필(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조지(제시 플레먼스)는 미국 몬태나에서 큰 목장을 함께 운영하는 친형제다. 둘은 한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 필은 때가 잔뜩 낀 멜빵바지를 입고 말을 타는 마초, 조지는 멀끔한 정장 차림에 자동차를 운전하는 섬세한 남자다.

필은 동생을 '조지 보이'라 부르며 어린애 취급을 하지만, 부모님에게서 독립한 뒤에도 한방을 쓰며 그럭저럭 잘 지낸다. 그러나 조지가 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부인 로즈(키어스틴 던스트)와 결혼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필의 공격 대상이 된 건 공교롭게도 조지가 아니라 로즈다. 로즈를 마치 연적처럼 대하는 필은 교묘하게 그를 망신 주고 끊임없이 감시한다. 로즈는 술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황폐해진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필이 참을 수 없는 건 로즈의 아들 피터(코디 스미트 맥피)다. 꽃을 사랑하는 말라깽이 피터는 필이 가장 혐오하는 '계집애 같은 짓'만 골라서 한다. 방학 동안 필의 집에 머무르게 된 피터는 엄마와 자신이 살 방법이 무엇인지 궁리한다.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장면은 필과 피터가 함께 있을 때다. 단순한 증오 관계에 머무를 줄 알았던 두 사람은 극이 전개되면서 스승과 제자가 되고 나아가 연인 같은 분위기까지 낸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피터의 계획된 행동 덕분인 것처럼 보인다. 필이 우상으로 여기는 전설적 기수 브롱코 헨리에게 존경을 넘어선 성애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아챈 뒤 그의 호모섹슈얼리티를 툭툭 건드린다. 담배 한 개비를 한 번씩 나눠 피우며 성적 긴장을 유발하고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필을 따라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추측으로만 파악이 가능하다.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하고 끝까지 애매모호한 기류를 유지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러닝타임 2시간을 집중하게 하는 동력이다.

컴버배치가 선보인 필 역할은 데뷔 후 최고 연기로 꼽힐 만하다. 완벽한 남부 사투리와 승마 실력을 뽐내고 황소를 맨손으로 거세하는 장면을 직접 연기해 마초 카우보이 캐릭터를 완성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최 알 수 없는 표정은 극의 미스터리함을 더한다.

12월 1일 개봉.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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