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경쟁으로 잔치집 만들자"..'개승자'들 한목소리

기사내용 요약
13일 첫 방송 앞두고 개그맨들 제작발표회
매 라운드 시청자 판정단 투표로 서바이벌
"배달·공사장 일하는 후배들 보고 씁쓸"

김준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KBS 2TV '개승자'가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 부활 신호탄을 쏜다. 지난해 6월 '개그콘서트'(개콘) 폐지 후 1년5개월 만이다. 개그맨 박준형을 비롯해 김준호, 김대희, 이수근, 김민경 등이 의기투합한다. 경쟁 시스템을 도입, 개콘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김준호는 12일 열린 개승자 제작발표회에서 "KBS 출연 정지인 줄 알았는데, 다시 불러줘서 감사하다"면서 "개승자가 개그맨 부활 신호탄이 됐다. 분위기가 마치 명절 같다"며 좋아했다. "자숙을 하느라 개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다"며 "프로그램이 끝난 뒤 후배들이 배달하고 건설사에서 일도 하더라. 개그를 꿈꿨던 친구들이 오자마자 그렇게 된 경우도 많아서 씁슬했다. 코미디가 부활해 고용 문제가 해결되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개승자는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의 줄임말이다. 매 라운드 시청자 개그 판정단 투표로 생존 결과가 좌우된다. 총 13팀이 출연하며, 최종 우승팀에게는 상금 1억 원이 주어진다. 박성광, 변기수, 김원효, 이승윤, 윤형빈, 오나미, 유민상 등도 팀장으로 힘을 싣는다.

박준형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준호, 이수근, 김민경 등이 굉장히 바쁜데도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와줘서 고맙다. 덕분에 잘 될 것 같다"며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흥망성쇠가 있다. 잘 된다는 느낌이 있을 때 양질의 개그가 나왔다. 개승자 1회 녹화를 했는데, 서로 경쟁하며 잘 하려고 했다. '이 프로그램 잘 되겠다'라고 느꼈다"고 귀띔했다.

이수근은 "단순히 개그 무대가 아니라 '경연'이란 단어가 붙어서 더 긴장된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했다. "늘 무대 그리움이 있었다"며 "(개콘) 특집 때 출연했지만, 마지막까지 함께하진 못했다. 오랜만에 함께 무대에서 웃고 즐겼던 멤버들과 다시 만났다. KBS가 다시 활기차게 변한 것 같다. 다들 인사하고 '잘 지내냐'고 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개그가 부활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김민경은 "개콘 시절엔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나중에 써먹곤 했다. 지금은 회의할 때 아이디어를 무조건 다 끄집어내고 있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개그를 짜고 있다. 무섭더라. 만만한 팀이 없다"고 귀띔했다.

왼쪽부터 박준형, 김대희, 김성주, 김민경, 이수근, 김준호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뭉쳤지만 익숙함은 없다. 서바이벌 무대로 재미를 더한다. 특히 MC 김성주가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준희 PD는 "쟁쟁한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모였다. 그냥 모이면 심심할까봐 살벌한 경쟁 무대로 만들었다"며 "개콘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도 있어서 고민했다. 경쟁 시스템의 전 과정을 프로그램화 한다. 웃음도 있지만 쫀쫀한 긴장도 있어서 매력적이다. MC 김성주가 있는 것도 개승자의 장점"이라고 짚었다.

김성주는 "난 현장 느낌을 팽팽하게 조이는 역할을 한다. 13팀이 긴장감을 갖고 코너를 진행하게끔 할 것"이라며 "새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주위에서 재미있냐고 물어보는데, 솔직히 녹화 현장 분위기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13팀 중 10팀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박준형 팀을 예상했다"면서도 "승부처는 모든 무대가 절실한 사람이 이긴다. 그런 점에서 박준형 팀은 조금 아쉬웠다. 예상 밖의 결과가 있다"고 해 궁금증을 높였다.

13일 오후 10시3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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