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니어포켓 2위' 김혜림 "내년에 우승해서 애국가 나오게 하겠다"

최경서 2021. 11.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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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스트리아 세계주니어포켓선수권서 준우승
韓선수론 이우진(2017) 서서아(2018년)이어 세 번째 준우승
"우승 놓쳐 아쉬워..결승서 실수 많아 화나"
세계적인 선수 엘리슨 피셔(영국)가 롤모델
"포켓볼 정상 이어 3쿠션·스누커·잉빌도 정상 오르고 싶어"
"국내 포켓볼 더 활성화됐으면..많은 관심 가져주길"
김혜림이 MK빌리어드뉴스와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우승해서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게 하고 싶습니다.”

여자 포켓 유망주 김혜림(18·성암국제무역고)은 못내 아쉬워했다.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바로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국내랭킹30위인 김혜림은 최근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열린 ‘2021 세계여자주니어포켓9볼선수권’(이하 세계주니어포켓볼) 결승에서 레나 프리머스(오스트리아)에 세트스코어 7:9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혜림에게는 첫 국제대회 출전이긴 하지만 한국선수에게는 좀처럼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 무대다. 이미 이우진이 2017년, 서서아가 2018년에 준우승하며 정상정복에 실패한 바 있다. 김혜림이 세 번째이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연습 도중 점프샷을 시도하고 있는 김혜림.
김혜림은 13살(초6) 때 처음 큐를 잡았고 1년 뒤인 14살(중1) 때 선수가 됐다. 선수경력이 아직 4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수상경력은 화려하다. 경남고성군수배와 대한체육회장배, 국토정중앙배 등 국내 전국대회(학생부)에서 6번이나 우승컵을 들었다.

포켓볼 세계챔피언이 꿈이라는 김혜림은 이후 3쿠션과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 등 다른 종목에서도 정상에 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이번 대회가 동기부여가 돼 내년에는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김혜림을 서울 강북구 삼양동 개인연습장에서 만났다.

김혜림이 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주니어포켓9볼선수권서 준우승했는데, 아쉬움이 많겠다.

=이번이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다. 우승 못해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처음부터 바로 우승하는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을 했고,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 우승은 다음에 하면 된다.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국제대회 첫 출전인데, 국내 대회와는 어떤 점이 달랐나.

=가장 큰 차이점은 분위기였다. 국내대회에는 배경음악이 안 나오거나 잔잔한 음악으로 나오는데, 외국에선 웅장한 배경음악이 나오더라. (웃음) 경기 도중 선수마다 감정 표현방식도 자유로웠다. 경기장도 엄청 넓었고. 반면, 대부분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이라 서로의 실력을 잘 모르다 보니 오히려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레나 프리머스(오스트리아)와의 결승전을 돌아본다면. (7:9패)

=긴장했던 기억밖에 없다. 대회 끝나고 경기 녹화영상을 다 챙겨봤다. 보면서 자책을 했는데, 특히 결승전을 볼 때는 화가 많이 나더라. 긴장한 탓에 실수가 너무 잦았다. 하지만 그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선수가 더 잘해서 이긴 거다. 시상식에서 우승자 국가(國歌)를 틀어주는데, 만약 내가 우승해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내년 대회에서는 꼭 우승해서 애국가가 울려퍼지게 하고 싶다.

김혜림이 자신있는 포즈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결승전까지 5연승했는데, 3라운드에선 동료 박미주를 만났다.

=경기 전에는 서로 준비하는 데 집중했고, 서로에게 실언할까봐 따로 얘기는 안 했다. 그냥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내 공에만 집중했다. 경기 끝나고(제가 이겨서) 먼저 다가가기가 미안했다. 오히려 미주가 먼저 다가와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웃어주더라. 자기를 이겼으니 꼭 우승하라고 응원해줬다.

▲학교 정문에 준우승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고.

=학교 가니 연예인 취급을 받았다. 하하. 사인 받아간 선생님도 계신다. 특히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서 많이 좋아하셨다. 학교 자랑이라고 축하해주셨다. 복도에 나가면 학생마다 잘했다고 해줬다. 부모님께선 오히려 제가 혹여 들뜨지않을까 걱정하셨는지 내색을 안하시더라.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셨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

=평일에는 학교가 오후 4시에 끝나기 때문에 연습장에 도착하면 5시가 된다. 그때부터 밤10~11시까지 연습하고 귀가했다. 주말에는 아침 9시부터 연습했다. 한 가지에 집중해서 연습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연습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김혜림(왼쪽 첫번째)이 입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당구연맹 제공)
▲포켓볼 선수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영국의 세계적인 선수 엘리슨 피셔다. 스누커 선수 출신으로 세계대회 8연속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스누커 선수 출신이다 보니 정교함에 장점이 많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배울 점이 많다. 언젠가 엘리슨 피셔와 결승전에서 만나 이겨보고 싶다.

▲당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5년 겨울에 처음 시작했다. 제 성격이 워낙 활발하다 보니 부모님께서 조금 차분한 운동을 시키고 싶어하셨다. 그게 당구다.

▲당구 종목이 많은데 포켓볼을 선택한 계기는.

=국내에서는 3쿠션이 활성화돼 있고, 외국에서는 포켓이 활성화돼 있다. 부모님이 외국에 나가 활동하길 원하셨다. 외국은 포켓볼대회 상금도 크다. 국내에서도 포켓볼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3쿠션에 비해 대회가 적게 열리는 것도 아쉽고 슬프다. 방송도 3쿠션은 생방송을 해주는데, 포켓은 거의 안 해준다. 포켓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

시상식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중인 김혜림.(사진=서울당구연맹 제공)
▲아직 18살인 만큼 꿈도 많을 것 같다.

=이왕 큐를 잡았으면 정점에 서고 싶다. 세계챔피언은 분명 제 꿈이지만, 최종 목표는 아니다. 포켓 종목으로 정상에 오른 뒤 3쿠션부터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 등 모든 종목에 다 도전해보는 게 최종 목표다. 물론 이 중에 하나도 이루기 어렵다는 걸 잘 안다. 하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다. [최경서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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