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중3 10명 중 3명만 백신 예약..'접종' 강조에 학부모 혼란

장지훈 기자 2021. 11. 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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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 오늘 마감..16~17세의 절반 수준
당국 "학업 손실·심리적 위축 등 영향 커 권고"
서울 관악구 한 병원을 찾은 청소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12~15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12일 마감되는 가운데 정부의 잇단 접종 권고에도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자율 접종' 대상인 소아·청소년을 상대로 접종 권고 메시지가 잇따라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부모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12~15세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이날 오후 6시 마감된다.

접종 대상자 185만여명 가운데 전날 0시 기준 58만5000여명이 신청해 31.6%의 예약률을 나타냈다. 16~17세의 경우 지난달 5~29일 사전예약에서 65.4%의 예약률을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접종률도 더디게 오르는 상황이다. 전날 0시 기준 12~17세 1차 접종률은 28.9%로 전 국민 81.3%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16~17세는 1차 접종률이 65.3%에 달했지만 12~15세는 11.1%에 그쳤다. 12~15세 10명 가운데 9명꼴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셈이다.

12~17세 확진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10월 2주(10~16일) 전체의 8.5%를 차지했지만 11월 1주(10월31~지난 6일)에는 10.5%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 10만명당 확진자도 4.7명에서 7.9명으로 68.0%나 급증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과 학부모를 상대로 연일 접종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전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소아·청소년은 감염 시 드물지만 중증이나 다기관염증증후군 같은 후유증이 있고 학업 손실, 심리적 위축 등 다른 영향도 크기 때문에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의 감염 위험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확진자도 늘고 있다"며 "예방접종의 보건학적, 사회적 편익이 커지고 있기 떄문에 소아·청소년도 접종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수도권 교육감 등과 긴급 방역 대책 회의를 갖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백신 관련) 객관적 정보의 학교 전달 체계를 강화했으면 한다"며 "학생들의 백신 접종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학부모 임모씨(45·여)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맞긴다고 해놓고 계속 맞으라는 식의 발언이 나오니까 강요하는 느낌이 든다"며 "엄마들하고 얘기하면 2주 전만 해도 10명 중 2명 정도만 맞히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4명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조모씨(41·여)는 "두 아이 모두 접종 않는 쪽으로 생각했는데 최근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 원격수업으로 전환돼 고민이 커졌다"며 "정부도 아이들이 맞아도 안전하다고 계속 강조하니까 흔들리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은 백신 관련 지도에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정부는 학교에서 백신 관련 정보를 적극 제공하라고 하는데 자칫 권고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최근에는 학부모단체로부터 교원단체가 정부의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권고에 왜 침묵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는 22일 수도권에서도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면 등교가 이뤄지면 학생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며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았지만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접종을 선택하는 학부모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의 사회적 이익은 큰 데 반해 접종자의 의료적 이익 자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도 접종을 권고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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