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박상현 2021. 11.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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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계산 업무를 담당하는 중년 여성들의 고단한 노동 현실을 젊은 여성학자가 분석했다.

저자가 이화여대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 '표준노동시간 단축이 중년 여성의 일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보완해 단행본으로 펴냈다.

흥미로운 주제라고 느낀 저자는 직접 마트에서 계산원 아르바이트를 했고, 일하면서 여러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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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과 어울림·번역의 모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 이소진 지음.

대형마트에서 계산 업무를 담당하는 중년 여성들의 고단한 노동 현실을 젊은 여성학자가 분석했다. 저자가 이화여대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 '표준노동시간 단축이 중년 여성의 일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보완해 단행본으로 펴냈다.

저자가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발표에 노동조합이 반대한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마트 모기업은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노조는 향후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급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흥미로운 주제라고 느낀 저자는 직접 마트에서 계산원 아르바이트를 했고, 일하면서 여러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계산원으로 근무하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유능하고 많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시간을 제대로 쓸 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년 여성은 특별히 할 줄 아는 일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고, 그로 인해 '깍두기 노동자'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가 성장해 곁을 떠나면 중년 여성의 생활은 '무'(無)로 인식되고 업체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시간을 배려하지 않는다면서 "대형마트의 근무 스케줄은 사실상 노동자들의 생활시간을 볼모로 잡아 유지된다"고 비판한다.

갈라파고스. 288쪽. 1만6천 원.

▲ 다름과 어울림 = 신지영 외 지음.

학자와 언론인, 교사 등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성'에 대해 쓴 짧은 글을 모았다. 글은 고려대 다양성위원회가 발간한 월간지 '디베르시타스'에 실린 바 있다. 디베르시타스는 라틴어로 다양성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여성, 성소수자, 노인, 어린이 등 사회에서 약자일 수 있거나 차별받기 쉬운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국어학자인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나이에 따른 언어 사용을 문제 삼는다.

그는 "연령 차별이 우리에게 일상화돼 있는 것의 중심에는 한국어의 높임법이 존재한다"며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에게 존댓말을 들을 것을 기대하고 당연시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존댓말과 반말의 위계는 존댓말을 사용해야만 하는 사람과 반말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 사이에 권력관계를 만들고 불평등한 관계를 설정한다"며 한국어에 '평등'의 가치가 결여됐다고 주장한다.

김채연 다양성위원장은 서문에서 "다양성은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일상에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308쪽. 1만6천 원.

▲ 번역의 모험 = 이희재 지음.

'문명의 충돌', '몰입의 즐거움', '소유의 종말' 등 많은 책을 번역하고 '번역의 탄생'이라는 책을 쓴 저자가 '좋은 번역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했다.

저자는 '문턱이 낮은 번역'을 강조한다. 독자가 모호한 대목에서 거부감을 느껴 앞쪽을 다시 읽지 않도록 이해를 도울 만한 여러 요소를 모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원문에 얽매이지 않아야 원문이 살아난다는 역설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예컨대 서양 언어에 많은 쉼표는 굳이 그대로 옮길 필요가 없다. 쉼표는 신(神)의 말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인데, 번역문에서도 기계적으로 쉼표를 찍으면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또 다른 번역 기술은 '흘려보내기'다. 원문 중 버릴 만한 문구나 단어는 미련을 두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원문에 담긴 내용은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번역자가 사소한 대목까지 있는 그대로 옮겨놓으면 독자가 고통스러워진다"고 역설한다.

이외에도 사이시옷, 띄어쓰기 등 일반인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문법 요소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교양인. 302쪽. 1만6천800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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