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알약 ‘꿀꺽’ 삼키는 법

정재훈 약사·'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저자 2021. 11.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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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눈이 건조해서 인공 눈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눈을 깜박거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안 된다. 약을 사용할 때는 그런 무의식적 행동을 피해야 한다. 눈 주변에는 빈 공간이 별로 없다. 눈을 깜박이지 않고 있을 때 눈물 양이 0.03ml에 불과하다. 안약 한 방울은 0.05ml다. 약을 한 방울만 넣어도 넘치고 눈가에 흘러내리는 것은 이렇게 눈 주변 공간이 좁기 때문이다. 눈을 깜박이면 눈물 양은 원래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0.007ml로 줄어든다.

/일러스트=김성규

이런 이유로 안약을 넣고 바로 눈을 깜박거리면 넣은 안약 대부분이 흘러나온다. 안약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넘쳐서 낭비하는 분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둘 사이에 3~5분 간격을 둬야 한다. 고개를 조금 뒤로 하고 아래 눈꺼풀을 살짝 잡아당겨 빈 공간을 만들고 안약을 떨어뜨린 다음 눈과 코 사이를 집게손가락으로 눌러 준 상태로 최소한 30초는 눈을 감고 있는 게 좋다. 안약을 넣을 때는 위를 올려다보지만 안약을 넣고 나서는 아래를 내려다보듯 하면 눈과 안약의 접촉을 늘릴 수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 약효 지속 시간도 조금이나마 더 길어진다.

알약을 삼킬 때 고개를 뒤로 젖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불필요한 동작이다. 아침 식사 시간에 밥과 반찬을 입에 넣고 삼킬 때마다 고개를 젖히는 사람은 없다. 약도 그렇다. 고개를 앞으로 살짝 숙인 상태에서 잘 넘어간다. 사람에게는 약이나 음식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후두덮개가 있다. 고개를 앞으로 조금 숙이면 후두덮개가 더 잘 작동한다. 무리하게 고개를 뒤로 젖히면 사레들릴 위험이 더 커진다.

대개 물로 목을 축이고 알약을 입에 넣은 다음에 고개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삼키면 더 잘 넘어간다. 아주 살짝만 숙여주면 된다. 특히 물보다 가벼운 캡슐은 더 효과적이다. 2014년 독일 연구 결과 머리를 앞으로 기울여 캡슐을 삼키니 전보다 더 쉬웠다는 응답자가 88.6%였다. 단 뇌졸중이나 파킨슨병으로 삼킴 장애가 있는 사람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약은 올바른 사용 방법을 알고 의식적으로 써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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