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관중 '희망찬 함성'..황희찬, 골로 화답했다

윤은용 기자 2021. 11. 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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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UAE에 1 대 0

[경향신문]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가운데 11번)이 11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전반 36분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손흥민(7번)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전반 황인범이 얻어낸 PK 침작하게 마무리…안방에서 값진 승리
코로나 뚫고 2년 만에 100% 관중 입장…직관 팬들 경기 내내 ‘들썩’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조용했던 축구장이 모처럼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2년 만에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A매치 경기는 만원 관중은 안 됐지만, 추운 날씨에도 3만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 그동안 TV로만 봐야 했던 아쉬움을 마음껏 풀어냈다. 기다려왔던 팬들을 위해 선수들은 무결점 경기력으로 화답했고, 결국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맞아 오랜만에 홈팬들의 응원을 가득 받은 축구대표팀이 카타르로 가는 길을 더욱 단단히 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전반 36분 터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최종예선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질주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UAE전을 시작하기에 앞서 애국가가 연주될 때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인근은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로 북적였다.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축구장 문은 굳게 닫혔다. 약 2년간 관중석은 전면 개방이 되지 않다가 지난 1일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100% 입장이 허용됐다.

모처럼 대표팀 경기를 ‘직관’한 팬들은 신이 났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는 김기훈씨(34)는 “평소에 자주 경기장을 찾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집에서만 보니 답답했다. 가족과 함께 왔는데, 오늘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7시54분. 경기장 입장을 위해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전광판에 잡히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함성이 터졌다. 이윽고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섰고, 손흥민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자 다시 한번 큰 함성이 나왔다. 팬들은 선수들이 공격에 나설 때는 큰 함성으로, 파울을 당해 쓰러질 때는 상대편을 향한 야유로 마음껏 응원을 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을 보며 선수들도 신이 났다. 특히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고 특혜”라고 했던 주장 손흥민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코너킥을 차러 갈 때마다 박수를 유도하며 홈 팬들의 응원을 만끽했던 손흥민은 이날 골대만 2번을 맞히는 등 불운에 울었다. 특히 전반 45분에는 2019년 12월 중원에서부터 번리전 원더골을 연상케 하는 드리블 돌파 뒤 날린 회심의 왼발슛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9분에는 회심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울상을 짓기도 했다. 후반 38분경에 시도한 두 차례 슈팅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슈팅 21개를 날리며 일방적으로 두들겼던 경기에서 골은 단 한 골만 나왔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전반 34분 황인범(루빈 카잔)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황희찬은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지난 6월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2차 예선 이후 5개월여 만에 맛본 A매치 골이었다.

비록 더 많은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내 모든 스포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관중으로 기록된 3만152명의 관중에게는 현장의 열기와 분위기를 느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대표팀은 이틀 동안 회복을 하고 14일 오전 출국해 17일 0시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와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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