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가득찬 붉은 악마, 승리의 대~한민국

김창금 2021. 11. 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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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의 경기장.

하지만 축구장에 '봄'은 왔다.

하지만 선발 출장한 조규성이 벤투 감독의 고민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벤투호의 파상적인 공세에는 기가 질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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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5차 UAE전 1-0 승리
90분 내내 몰아치며 황희찬 페널티골
손흥민 골대만 두번, 관중 환호 뜨거워
완벽한 경기 '벤투호' 17일 6차 원정
황희찬(맨 오른쪽)이 11일 밤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 아랍에미리트전에서 선제 페널티골을 넣은 뒤 김민재(가운데), 황인범과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쌀쌀한 날씨의 경기장. 하지만 축구장에 ‘봄’은 왔다. 3만125명의 관중이 모아낸 응원의 열기 덕이다. 마스크를 낀 채 보내는 박수에 선수들은 없는 힘도 짜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표팀 축구가 돌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 아랍에미리트와 경기에서 전반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3승2무로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아랍에미리트는 3무2패.

벤투 감독은 이날 자신이 추구하는 대표팀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최전방의 조규성(김천 상무)과 좌우 측면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이 빚어내는 공격 ‘삼각편대’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뿜어냈다.

애초 이날 경기는 부동의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의 부상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선발 출장한 조규성이 벤투 감독의 고민을 날려버렸다. 조규성은 볼 간수, 받은 공 돌려주기, 공격수 간 위치 조정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모든 선수들이 평면적이고 단순한 빌드업 축구에서 벗어나 속도감 넘치는 움직임과 중장거리 패스, 직선적인 침투로 개척 등으로 전술 소화 능력을 선보인 것도 돋보였다.

실제 전반 초반부터 한국은 손흥민, 이재성(마인츠), 황희찬, 조규성이 아랍에미리트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특히 조규성은 전반 13분 총알 같은 중거리포로 상대 왼쪽 골대를 맞히는 등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랍에미리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35위)보다 낮은 71위이고, A조에서 하위권에 처졌지만 몇몇 선수의 개인기가 좋고, 역습 능력에 뛰어난 팀이다. 전반 22분에는 한국의 벌칙구역 앞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등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선보인 손흥민이 경기 뒤 관중석을 향해 감사함을 표시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하지만 벤투호의 파상적인 공세에는 기가 질린 모습이었다.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카잔)도 프리킥이나 중거리포 기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섰고, 최후방의 이용(전북), 김민재(페네르바체), 권경원(성남), 김진수(전북)의 돌파와 패스 연결도 살아나면서 동력을 끌어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포츠 경기 중 최다 관중을 기록한 이날 경기에서 응원 열기가 커지자 선수들은 폭발적인 힘을 냈다. 결국 전반 34분 한국은 상대 반칙으로 황인범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전반 45분에는 손흥민이 미드필드부터 드리블 돌파로 상대 선수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든 뒤 통렬한 왼발 슈팅을 했지만, 공은 골대 왼쪽을 맞고 튕겨 나왔다. 만약 성공했다면 푸스카스상 후보에 오를 만한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3만125명이 입장해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열린 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이 모였다. 고양/연합뉴스

후반 들어서도 공세는 이어졌다. 권경원의 세트피스 가담 헤딩과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세밀한 공간 침투가 이뤄졌다.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기도 했으나 슈팅이 살짝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조규성이 교체돼 나간 뒤에는 최전방에 나서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맞았지만 조금씩 벗어나면서 대량 득점을 일구지는 못했다. 두 차례의 역습상황에서는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의 선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유럽파 선수들이 장거리 여행과 시차에도 좋은 몸 상태를 보였고, 벤투호도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쳤다. 황의조와 조규성의 공격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선수 기용폭이 넓어진 것도 성과”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17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6차전 원정 경기를 펼친다.

고양/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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