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구대 앞 두리번거리더니 '빼빼로' 놓고 후다닥.."천사 찾아요"

홍효진 기자, 박수현 기자 2021. 11. 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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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긴급 수배령을 내렸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3분쯤 서울 광진구 화양지구대 앞에 10대 여중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2명이 빼빼로 과자 다섯 팩이 든 상자와 함께 '감사하다'는 글귀가 적힌 쪽지 한 장을 두고 갔다.

화양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논의 끝에 지구대 건물 앞에 '긴급 수배서'를 붙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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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4시 23분쯤 서울 광진구 화양지구대 앞에 10대 여중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2명이 포장된 빼빼로와 감사 인사가 담긴 쪽지를 두고 갔다. /영상제공=화양지구대


#'빼빼로데이'인 11일 오후 4시 23분. 운동복과 패딩 점퍼를 입은 여학생 2명이 서울 광진구 화양지구대 앞을 두리번거렸다. 학생들의 손에는 작은 상자와 편지가 들려 있었다. 주위를 잠시 살피던 학생들은 이내 문 앞에 상자와 편지를 두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이 상자 안에는 '빼빼로' 과자 5팩과 '감사하다'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경찰이 긴급 수배령을 내렸다. 다만 범죄자를 체포하기 위해서가 아닌 고마운 사람들을 찾아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코로나19(COVID-19) 시기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을 위해 손편지와 과자를 두고 간 여학생들을 위해 포스터까지 내붙였다. 과자를 받아든 경찰관들은 "경찰이 된 이후 처음 받아보는 감사 인사"라며 꼭 학생들을 찾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경찰 생활 6년 만에 처음'…"지구대 앞 빼빼로 두고 간 천사를 찾습니다"

11일 오후 6시쯤 화양지구대 안에 익명의 청소년들이 두고간 빼빼로 과자 다섯 팩이 든 상자와 '감사하다'는 글귀가 적힌 쪽지 한 장이 놓여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3분쯤 서울 광진구 화양지구대 앞에 10대 여중생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2명이 빼빼로 과자 다섯 팩이 든 상자와 함께 '감사하다'는 글귀가 적힌 쪽지 한 장을 두고 갔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패딩 점퍼를 입은 채로 빼빼로 과자가 든 상자를 들고 와 화양지구대 정문 한편에 두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워낙 조용히 다녀간데다 당시 화양지구대 근무자들이 대부분 출동했거나 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 당시 '이름 없는 선물'을 발견한 경찰관은 없었다.

이 선물을 발견한 것은 1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 30분이 돼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화양지구대 2팀 소속 최규은 경장(29)는 빼빼로 상자를 보고 의아해하다 CCTV(폐쇄회로 TV)를 돌려보고서야 두 학생이 선물을 두고 간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주변을 찾았으나 이미 시간이 꽤 지나 학생들은 자리를 뜬 뒤였다.

최 경장은 "경찰 생활 6년차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이날따라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와 다들 정신없고 힘들어서 빼빼로데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 '선물'을 발견했다"며 했다. 그러면서 "누가 잘못 놓고 갔나고 생각하다 CCTV를 보고서야 너무 귀엽고 고마운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11일 오후 6시쯤 화양지구대 2팀 소속 최규은 경장(29)이 선물받은 빼빼로를 들어보이는 모습(위쪽)과 화양지구대 바깥쪽에 선물을 두고간 익명의 청소년들을 찾는 '천사를 찾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사진=홍효진 기자


화양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논의 끝에 지구대 건물 앞에 '긴급 수배서'를 붙이기로 했다. 이름도 나이도 몰라 몽타주 대신 빼빼로 사진과 '천사를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경찰관들이 직접 만든 이 수배서에는 "쌀쌀한 날씨에 여러분의 정성으로 저희의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며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경장은 "이 감사한 마음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작게나마 보답하고 싶다"며 "학생들이 꼭 시간 내서 화양지구대를 다시 찾아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빼빼로를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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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hyost@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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